15일 반도체공학회 '하계학술종합대회'삼성·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참가삼성 "PIM 상용화 눈 앞 … AI 반도체 기회 많아""10나노 이하 공정 전환 필수 … 핀펫·GAA 등 검토"
  • ▲ 오정훈 삼성전자 마스터가 15일 소노캄 여수에서 열린 반도체공학회 '하계종합학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 오정훈 삼성전자 마스터가 15일 소노캄 여수에서 열린 반도체공학회 '하계종합학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삼성전자가 10나노 미만 메모리 반도체 양산에 핀펫 기술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 D램 성능과 용량을 높이기 위해 칩 구조를 개선해 왔지만 지금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VCT(버티컬 채널 트랜지스터)를 통해 3차원 구조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위기를 돌파하겠단 전략이다.

    오정훈 삼성전자 마스터는 15일 소노캄 여수에서 열린 반도체공학회 '하계종합학술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메모리 반도체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KMG)' 공정을 D램에 적용하고 있다. HKMG는 D램 반도체 속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전도율이 높은 신소재를 사용한 최신 반도체 제조 공정이다. 기존 공정과 달리 미세 공정 한계와 전력 손실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4F 스퀘어 D램을 시작으로 3차원(3D) D램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4F 스퀘어 D램을 통해 미세화 한계에 직면한 평면 D램 구조를 수직화 해 전력 효율 등 성능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3D D램으로 전환하겠단 전략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7세대 10나노(1d) D램 이후부터 미세 공정 한계에 직면, 4F 스퀘어 D램을 양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0나노 미만 초미세 제조 공정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세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며 유전막, 메탈 전극이 잘 들어가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칩을 여러개 쌓거나 셀 크기를 작게 만들어 용량을 늘리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통해 적층하는 방식도 사용되고 있지만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단점이 제기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셀 구동 회로 영역 코어 다이 등에 한해 핀펫 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메모리 셀에 VCT를 채택해 집적도를 높이겠단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평면 구조 대신 3차원 입체식으로 소자를 만드는 기술로 게이트의 모양이 물고기 지느러미와 흡사해 '핀펫'으로 불린다. 기존 공정 대비 전력 감소, 성능 향상 등의 강점을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 한해 핀펫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 ▲ 오정훈 삼성전자 마스터가 15일 소노캄 여수에서 열린 반도체공학회 '하계종합학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 오정훈 삼성전자 마스터가 15일 소노캄 여수에서 열린 반도체공학회 '하계종합학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윤아름 기자
    특히 오 마스터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이런 기술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셀 공정과 코어 페리 공정을 완전히 분리하면 칩 자체의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플래시 메모리에서도 이런 메모리 본딩 방식을 적용해 기술을 고도화하겠단 구상이다.

    오 마스터는 "지금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 방식으론 한 세대 정도만 연장이 가능할 것이며 10나노 이하부터는 새로운 트랜지스터 전환이 필요하다"며 "핀펫 기술 도입도 필요하고, VCT로 가면 현재 보유한 설비들도 대부분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차세대 HBM'이라 불리는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이 상용화 될 경우 공정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HBM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PIM을 HBM에 통합하는 등 차세대 AI 솔루션에 대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PIM은 저장을 목적으로 한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GPU, CPU가 해야 할 연산까지 할 수 있는 차세대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AI 반도체 시장이 꾸준하게 증가, 기회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우 지난해 170억 달러 수준에서 2030년에는 302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HBM 시장은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 마스터는 "현재 우리가 기술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오히려 수익 환원으로 쓸 수 있는 자금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D램은 곧 핀펫 기술을 사용할 시대가 올 것이며 파운드리는 핀펫 이후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채택 중인데 D램도 결국 이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마스터는 SK하이닉스 HBM에 견줄 수 있는 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우리도 지금 HBM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어디가 더 잘하는지 보다는 어쨌든 한국 기업이 세계에서 잘하고 있다면 된 거 아니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