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 임상 3상 진행중 … 연내 완료 계획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 … 국산 최초 GLP-1 계열 비만치료제 목표저렴한 가격, 안정적인 공급 등 경쟁력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차별화연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성장 기대
  • ▲ ⓒ한미약품
    ▲ ⓒ한미약품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한미약품이 비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신약개발 명가라는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오는 2026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당초 2027년 출시가 계획됐으나 앞당겨졌다. 임상 3상 환자 모집이 빠르게 이뤄지는 등 임상이 순항하고 있는 영향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국내 주요 대학병원에서 성인 비만 환자 420명을 대상으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임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회사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산 최초의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위주로 재편됐다. 시장규모는 지난 2023년 178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약 2365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출시된 영향이다. 의약품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는 매출 794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73.2%를 차지했다. 

    또 올해 하반기 전 세계 비만치료제의 양대산맥 중 하나인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르면 8월말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릴리는 지난 2023년 프리필드펜 제형으로 마운자로의 식약처 품목 허가를 받았는데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부족해 국내 도입이 어렵다. 현재 식약처에 바이알과 퀵펜 제형의 허가를 신청했으며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비만 치료제를 출시하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국내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품목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경쟁약물 대비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으로 승부한다는 구상이다.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돼 비만 치료제의 글로벌 품귀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비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국인에 최적화된 비만 신약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의 비만 기준(BMI 25이상 등)에 맞춰 임상 및 개발 전략을 수립한 약물이란 설명이다. 이 밖에도 환자 편의성과 내약성을 높였다.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Slow Absorption 방식'을 적용해 기존 GLP-1 계열 약물이 가진 위장관계 부작용을 개선했다. 

    사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 차례 아픔을 겪은 신약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사노피에 약 5조 원 규모로 해당물질을 기술 수출했으나 결국 2020년 6월 반환을 받았다. 글로벌 R&D 전략 변경과 당뇨·심혈관 질환 분야 사업 철수가 이유였다. 

    이후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반환이 약효와 안전성과는 무관하다며 지속적인 개발을 이어갔고 임상 3상에 도달했다.

    증권가에서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내년부터 한미약품의 실적을 견인하는 품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GLP-1 시장은 '가격'이 소비에 중요한 결정 요소가 되는 조건"이라며 "저렴한 에페글레나타이드가 국내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최대 시장점유율 약 25.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은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중 감량은 물론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과까지 겸비한 혁신적인 비만 치료제로, 국내 제약회사 최초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GLP-1 비만 신약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며 "전세계 비만 치료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글로벌 프론티어'로 도약하고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최단 시간 내 비만 신약의 상용화를 실현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