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무죄 판결에 삼성전자 '7만전자' 초읽기김범수 창업주 '집사 게이트' 특검 소환에 카카오그룹주 조정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도 연루 … 관련주도 줄약세
  • ▲ (좌측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뉴데일리DB
    ▲ (좌측부터)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뉴데일리DB
    오너 리스크에 따라 주요 그룹사들의 주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법원 판단에 따라 삼성그룹주는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와 다우키움그룹주는 관련 섹터의 정책 호재 속에서도 조정받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09% 상승한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3.58% 상승한 가운데 삼성생명(2.34%), 삼성중공업(5.64%), 삼성SDI(1.65%), 삼성화재(1.64%), 삼성물산(1.65%) 등 삼성 그룹주는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전날 대법원 3부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 영향이다.

    법원은 이 회장이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각종 부정거래와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검찰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수사 때인 2017년 2월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후 9년간 이어진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공식적으로 일단락됐다.

    그간 오너 리스크를 덜게 된 삼성이 향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 심리가 쏠린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대규모 투자 결정과 글로벌 경영에 어려움이 있어왔다. 

    이날 삼성그룹주는 대체로 강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60% 상승한 6만7100원에 마감했다.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장 중 연중 신고가(6만7800원)를 경신했다. 삼성SDI와 SDI우 역시 각각 1.96%, 4.13%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회장의 최종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이에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강세"라고 밝혔다.

    반면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카카오그룹주들은 약세다. 지난 15일부터 3거래일간 카카오페이가 17.22% 급락했고, 카카오뱅크(-5.65%), 카카오게임즈(-1.64%), 카카오(-1.37%)도 내렸다. 이날 카카오는 전일 대비 1.04% 하락한 5만6900원 마감했다.

    카카오 관련주들은 새 정부 AI(인공지능) 정책 최대 수혜주로 거론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테마까지 더해져 그간 급등했지만 김범수 창업주의 집사게이트 관련 특검 소환 계획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조정받고 있다. 

    회사 자체의 펀더멘탈과는 무관한 이슈지만 주가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김범수 창업주는 지난 2023년 6월 이른바 '김건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가 임원으로 있던 렌터카업체 IMS모빌리티에 대가성 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모펀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이 회사에 30억원을 투자했다. 

    특검은 IMS모빌리티가 자본잠식 상태였음에도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금을 받았다는 데 주목한다. 특검 출석 통보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출석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같은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으면서 다우키움그룹주들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다우키움그룹 자회사인 다우기술은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6.67% 하락했다. 다우데이타는 9.20% 하락하며 더 깊은 낙폭을 보였다. 

    키움증권(-3.33%), 한국정보인증(-6.67%), 사람인에이치알(-3.43%), 키다리스튜디오(-2.51%) 등 상장 자회사 주가 전반이 약세였다.  

    이날도 키움증권은 전일 대비 0.86%, 다우기술은 1.69%, 다우데이타는 2.66% 하락 마감했다.

    김 전회장의 오너리스크 부각은 이번이 두 번째다. 김 전 회장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서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됐다는 의혹으로 한 차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당시는 공교롭게도 키움증권 자금이 IMS모빌리티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증권가에선 새 정부의 정책 모멘텀과 실적 개선 등을 감안할 때 오너 리스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4분기 카카오톡 개편과 AI 에이전트 공개를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되는 구간"이라며 "광고 사업이 점차 회복세를 띄고 있고 하반기 피드형 지면, 에이젠틱 AI 출시에 따라 광고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에 대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 속에서 브로커리지 부문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증시 상승이 지속될 경우 실적 개선 가시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너리스크가 키움증권의 신규 사업 추진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증권가는 그간 키움증권에 대해 상승 여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발행어음 인가 사업 모멘텀에 주목해왔지만 김 전 회장의 특검조사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고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하반기 발행어음 인가를 취득한다면 수신 기반 확대로 이자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어 증시 호황의 수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