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제조공정 측면에서도 화두한미약품, 팔탄 스마트플랜트에 생산·공정·물류 자동화 실현대웅제약, 오송 스마트팩토리 완전 자율운영 수준으로 고도화 진행"스마트팩토리 도입 위한 경영자 인식 변화·정책 지원 필요"
  • ▲ 한미약품 팔탄 스마트플랜트(왼쪽)과 대웅제약 오송공장. ⓒ각 사
    ▲ 한미약품 팔탄 스마트플랜트(왼쪽)과 대웅제약 오송공장. ⓒ각 사
    국내 제약업계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생산 효율·품질 강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산업 전반의 화두로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제조 측면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한 경영자의 인식 변화,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기반의 제조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엄격한 규제와 높은 품질 기준으로 제조 공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특히 의약품 품질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스마트팩토리는 생산성 향상 뿐만 아니라 데이터 신뢰성, 실시간 품질관리, 규제 대응이 중요한 요인다. 최근에는 이를 위해 QbD(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가 접목되는 추세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QbD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화이자, 노바티스, 로슈, GSK 등 글로벌 제약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QbD를 적극 도입해 의약품을 개발해왔다. 

    다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QbD 시스템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은 QbD 등의 시범적 수행을 시도하는 단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를 위주로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측면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생산, 공정, 물류 자동화가 실현된 생산시설인 팔탄 스마트플랜트를 갖추고 있다. 이 공장은 국내 최대 생산 규모인 연간 60억정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특히 7층과 6층에서 의약품 원료 칭량을 시작으로 1층에서 완제품이 포장되는 수직형 공정 구조로 설계됐다. 

    또 주요 제약바이오 선진 국가로부터 의약품 제품품질관리인증(GMP)을 획득했으며 현재 세계 각국에 완제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전 공정에 최신 ICT(정보통신기술)가 적용됐으며 제조, 생산 과정의 90%가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현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팔탄 스마트플랜트는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공정의 자동화가 도입된 글로벌 스마트플랜트로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해 고품질의 의약품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7년 2100억 원을 투입해 cGMP 수준의 최첨단 자동화 공장 '스마트팩토리'를 오송에 완공하고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송공장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브라질 안비자(ANVISA) 실사를 '지적 사항 없음'으로 통과했다. 

    오송공장은 EU의 GMP 가이드라인인 EudraLex Volume 4를 참조해 10가지 품질 정책을 도입하며 cGMP 수준의 글로벌 스마트팩토리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팩토리를 완전 자율 운영이 가능한 수준인 5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2024년부터 소프트웨어 강화에 착수했다. 스마트팩토리는 1단계부터 5단계로 구성되는데 5단계가 완전 자율 운영이 가능할 정도로 고도화된 것을 의미한다. 회사 측은 오송공장은 5단계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안전하고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 전사적, 종합적으로 품질경영을 실천하며 제조 및 품질 부문에서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동아제약이 2022년부터 당진·이천·천안 공장에 걸쳐 GMP 기반의 EDMS, QMS, LIMS, EBR, LES 등의 IT 시스템을 도입했다. 종근당도 2016년부터 전 제조 공정을 디지털 전환한 후 최근 AI 기반 지능형 스마트팩토리 단계로 고도화했다.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사들의 스마트팩토리 도입 등은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경영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고, 전환을 유도할만한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혜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많은 기업 경영자들이 스마트 팩토리 도입의 이점과 그것이 향후 지향해야할 방향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면서 "경영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한 과제로 보이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 방안, 규제기관이 인정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 기업의 동기부여를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