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18일 반도체 투톱 외인 수급 확연히 엇갈려하반기 이익 개선 전망에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1조5천억원 '사자'골드만삭스 리포트 여파에 외인 순매도 1위 하이닉스 … 6400억원어치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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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최근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그간 SK하이닉스를 적극 담았던 외국인들은 하이닉스를 팔아치우는 대신 삼성전자에 대해선 집중 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16일부터 19일까지 4거래일간 삼성전자 주식을 1조52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1위는 단연 삼성전자로, 4거래일 연속 '사자' 기조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최근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
시계열을 넓혀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기준으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조8478억원어치 '팔자' 기조를 보이면서 외국인 보유 비중 역시 2년 만에 50% 밑까지 떨어졌었다.
최근 들어 달라진 투심에 삼성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8일 기준 50.08%로, 지난 4월 25일 이후 처음으로 50%를 회복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은 미국 정부의 AI(인공지능) 칩 H20에 대한 대중국 수출 규제 해제로 과거 H20용 메모리를 공급한 삼성전자의 수혜 기대가 부각된 영향이다.
여기에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무죄 확정 판결을 내리면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도 부각됐다.
주가도 회복세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만전자' 박스권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12.21% 급등했다.
반면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투자 심리는 위축되고 있다.
최근 4거래일간 외국인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로 이 기간 6381억원어치 팔았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 순매수 1위는 SK하이닉스(1조8695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확연히 달라진 행보다.
골드만삭스가 내놓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전망이 외국인 투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HBM 평균판매가격(ASP)이 기가바이트(GB)당 11.9달러로 올해(13.1달러) 대비 10% 하락하고 삼성이 엔비디아 납품을 조기 통과하면 HBM 가격이 최대 35%(HBM3E 12단 기준) 빠질 것"이라면서 삼성의 진입과 마이크론 생산능력 확대가 맞물려 HBM 시장이 내년부터 공급 과잉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증권사 평균 대비 19% 낮은 36조5690억원으로 제시하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고공행진하던 주가도 주춤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장 중 처음으로 30만원을 돌파했지만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나온 이후 쏟아진 매물로 주가는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8% 가까이 빠졌다.
증권가에선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의 독점 구도가 유지됐지만 내년부터 본격 개화하는 HBM4 시장에는 삼성전자 등 경쟁사 진입이 예상되며 기술 격차도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의 구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업계 시각은 엇갈린다.
현 주가 수준에선 삼성전자의 추가 상승 여력을 높게 점친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물량을 확정할 때까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삼성전자의 HBM 시장 진입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밸류에이션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전망하면서도 동시에 현 주가 수준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기도 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HBM 시장 구도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주가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작년 9월 저점 수준까지의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HBM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진입과 중국 AI 칩 수요를 제외하더라도 공급과잉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