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아시아 전문가이자 친한파2023년부터 사외이사로 글로벌 전략 조언재선임 4개월 만 별세… 추가 선임 의무는 없어
  •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애드윈 퓰너(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그룹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이 애드윈 퓰너(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오랜 지인으로 알려진 애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이 지난 18일(현지 시각)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이에 따라 퓰너 회장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던 ㈜한화의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퓰너 회장은 2023년 3월부터 ㈜한화의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글로벌 사업 전략과 미래 사업 방향성 등에 대한 자문을 맡아왔다.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돼 임기를 2027년 3월까지 연장했지만, 별세로 인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게 됐다.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오랜 친구이자 한미 관계에 큰 역할을 해 온 훌륭한 지도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한화그룹은 이날 전했다.

    애드윈 퓰너는 1973년 미국 정책연구기관인 해리티지재단 설립에 참여했으며, 1977년부터 2013년까지 37년간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7년에는 재단 내에 아시아연구센터를 창립해 최근까지 회장직을 맡았다.

    그는 미국 내 대표적인 아시아 및 한국 전문가로 평가받았으며, 생전에 200회 이상 한국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들과 활발한 교류를 이어왔다. 한국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깊은 이해와 통찰로 ‘대표적 친한파’ 인사로 자리매김했다.

    퓰너 회장은 특히 김승연 회장과 1980년대 초부터 이어져온 40여 년 인연으로 국내 재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한·미 관계 현안과 국제 경제 이슈 등을 함께 논의해온 두 사람은 가족끼리 교류할 만큼 친밀한 사이였으며, 김 회장이 아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과 함께 퓰너 회장을 만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러한 인연 속에서 ㈜한화는 2023년 퓰너 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글로벌 경영환경과 미래 사업 전략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퓰너는 ㈜한화의 등기임원으로서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해 왔다.

    ㈜한화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퓰너 회장의 별세로 사외이사가 1명 줄어들게 되지만,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로서 이사진의 과반이 사외이사로 유지되기 때문에 법적 요건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향후 공석을 채우기 위한 보궐 선임 여부와 시점은 회사 측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