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밀레니얼·Z세대가 찾는 핫플 신천지에 韓 브랜드 속속 입점마르디·젠틀몬스터·코오롱까지 … K패션, 이제는 일상되다"디자인 감각이 다르다" … 현지 소비자들 반응도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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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라 기자
사드(THAAD)사태와 궈차오(國潮, 애국소비) 열풍으로 얼어붙었던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다. K패션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뉴데일리는 현장 르포와 기업 전략 분석을 통해 다시 차이나를 향한 K패션의 재도전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지난 9일 오후, 상하이 중심 상권인 신천지(新天地). 카페, 레스토랑, 해외 명품 브랜드가 줄지어 있는 이 거리는 상하이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가장 트렌디한 장소로 통한다. 특히 브랜드 입장에선 이곳에 입점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브랜드 이미지를 증명하는 상징적 장소로 여겨진다.
붉은 벽돌의 스쿠먼(石库门) 건축과 유리 외관이 조화를 이루는 거리에는 무더위 속에도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건 바로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었다.
가장 눈길을 끈 브랜드는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다. 배우 고윤정이 모델로 등장한 대형 광고가 거리 곳곳에 걸려 있었다. 미스토홀딩스(옛 휠라코리아)는 이달 초 이곳에 브랜드 1호점을 열었고 개장 첫날부터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현지에서 가장 잘 팔리는 품목은 시그니처 로고가 박힌 반팔 티셔츠와 모자류다. 가격은 한국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중고가 캐주얼로서 합리적인 프리미엄이라는 평가다.
미스토홀딩스 관계자는 "예상보다 높은 초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홍슈에서는 OOTD(오늘의 코디) 사진이 빠르게 늘고 있다. -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도 신천지 주요 동선에 자리 잡았다. 한 쇼핑몰 입구에는 코오롱스포츠의 기능성 의류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매장 내부에는 소재 시연과 착용 테스트가 가능한 체험존이 마련돼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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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야외 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에 현지에선 코오롱스포츠는 2040대 도시 직장인들 사이에서 어반 아웃도어(Urban Outdoor) 스타일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젊은 MZ세대가 파스텔톤과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점도 긍정적"이라면서 "중국 내 매장은 약 200개로 올해 225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유통 환경이 다양해 매출 집계에는 차이가 있지만 리테일 기준 약 75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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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처럼 유명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에 의존하지 않고 브랜드 고유의 개성과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예가 젠틀몬스터다. 신천지 플래그십스토어는 2층 규모로 단순한 안경 매장이 아니라 현대미술 전시장에 가까웠다. 독특한 조형물과 콘셉트 공간은 시각적 몰입감을 주며 SNS상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밖에 휠라, 마르디 메크르디, 5kg 청바지로 유명한 츄(Chuu)는 물론 스타일난다 3CE 등 여러 K브랜드를 찾아 볼 수 있었다.
상하이 푸단대에 유학 중인 한국인 이모 씨는 "요즘 중국 친구들은 K뷰티보다 K패션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며 "화장을 많이 하지 않는 문화 속에서 패션은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SNS를 통한 정보 접근성도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
중국은 여전히 세계 2위 패션 소비국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류 지출 비중은 2.1%로 미국·일본(1%대)보다 높으며 향후 3~4년간 연평균 3~4% 성장이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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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패션은 단순한 한류 마케팅을 넘어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콘텐츠로 현지 소비자와 소통하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통 채널 입점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직접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어 체험 중심의 공간을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추세다.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감성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선호한다"며 "SNS에서 공유되는 콘텐츠가 곧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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