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니와 교통카드 서비스 제공 맞손일정 금액 충전해 쓰는 선불 교통카드충전은 현대카드만 … 아이폰·워치 호환 안돼"갤럭시 '지갑 대체제'… 애플, 생태계 구축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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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의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에 티머니 기능이 도입되면서 아이폰이나 애플워치로도 대중교통 결제가 가능해졌다. ⓒ애플
애플이 한국시장에 교통카드 기능을 선보인다. 다만, 선불(충전식)만 가능한데다 이 마저도 특정카드로만 가능해 실제 이용자 효용을 고려한 것이 아닌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이날부터 애플페이 내 교통카드 서비스를 지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30분경부터 애플 지갑에 티머니 카드를 추가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떴다.이용 방식은 선불충전형으로 1만원·3만원·5만원 등 일정 금액을 충전해 사용하는 구조다. 애플 지갑에서 추가(+)를 선택하고, ‘교통카드’ 항목에 들어가 안내에 따라 티머니 카드를 추가한 후 필요한 금액을 충전하면 된다. 다만 다른 후불 교통카드나 기후동행카드, 케이(K)-패스 등은 사용할 수 없다.그간 아이폰 사용자들은 교통카드 결제가 불가능해 실물카드를 가지고 다녔어야 했다. 애플페이에 교통카드 기능이 없는 데다, 애플이 국내에서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를 제3자 앱에 개방하지 않아 카드사 앱 등을 통한 결제도 막혀 있었던 탓이다. 카드사 앱에 교통카드를 등록해두면 스마트폰을 버스·지하철 리더기에 대는 것만으로 결제가 되는 삼성페이와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부터 교통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삼성보다 10년이나 뒤처졌지만, 기능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후불식 교통카드는 지원하지 않으며 선충전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자체의 높은 수수료 등에 따라 후불식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카드사와의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선충전마저도 애플페이에 등록된 현대카드로만 가능하다. 모바일티머니 iOS 앱에서는 다른 카드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으나, 현재까지는 현대카드로만 충전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아이폰과 애플워치 간의 호환성도 뒤떨어진다. 개인정보 유출과 카드 복제 등 사고에 대비해 아이폰에 등록한 티머니 카드와 애플워치에 등록한 티머니 카드가 별개의 독립적인 카드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완성된 결제 생태계를 꾸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예컨대 지하철 탑승시 아이폰으로 티머니 교통카드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하차시에도 아이폰으로만 찍을 수 있다. 애플워치로 찍는다면 이중으로 결제가 된다. 독립된 카드이기 때문에 잔액도 공유가 안된다. 결국 이용자는 교통카드 서비스를 하나의 기기에서만 사용하던가 두 개의 티머니 카드를 각각 사용해야 한다.또한 익스프레스 모드가 활성화된 상태에서만 기기 잠금 해제나 화면을 켜지 않고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익스프레스 모드는 애플 지갑에 등록된 카드, 패스, 키를 기기를 깨우거나 잠금 해제하지 않고도 비접촉식 리더기에 가까이 대기만 하면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해당 기능은 기기가 꺼진 상태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방전되면 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없다. 삼성페이의 경우 NFC 기능을 켜두기만 하면 스마트폰이 꺼지고 최대 2시간까지는 교통카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이 기능은 하나의 티머니 카드에만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어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모두에서 교통카드 기능을 쓰려면 추가 카드는 수동으로 선택해 단말기에 찍어야 한다.업계에서는 애플이 한국시장에서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교통카드 서비스를 들고 나왔지만 허울에 불과하다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한국에서 교통카드 이용자가 많은데다 간편결제 등이 스마트폰 선택의 고려사항이 되면서 마케팅 차원에서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라는 주장이다.2년 전인 2023년 애플페이가 출시될 때만 하더라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뒤흔들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러나 애플페이의 수수료 장벽, 단말기 구축 비용 부담 등에 따라 확산이 더딘 상황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컨슈머 인사이트의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 따르면 애플페이의 이용경험률은 9%에 불과했다. 같은 조사에서 삼성전자의 이용경험률은 44%를 기록했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이미 한국인에 특화한 생활밀착형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며 스마트폰을 ‘지갑 대체재’로 만들었지만, 애플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후발주자에 머물러 있다”며 “교통카드 서비스를 하나 추가한다고 결제 생태계의 판도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