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싱크탱크 니티 아요그 중국 기업 투자 규제 완화 제안사실상 BYD 규제 완화 요청 테슬라 이달 인도 시장 진출 현대차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2위
  • ▲ 인도에서 출시된 크레타ⓒ인도 현대차 법인
    ▲ 인도에서 출시된 크레타ⓒ인도 현대차 법인
    현대자동차가 ‘국민차’로 자리 잡은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인도 정부가 중국 BYD에 대한 투자 규제 완화에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 현대차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발 고관세로 북미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현대차가 주력시장으로 삼아온 인도에서도 BYD가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며 또 다른 변수가 떠오르고 있다. 최근 테슬라도 인도에 진출해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의 최고 싱크탱크인 니티 아요그(NITI Aayog)는 정부에 중국 기업의 인도 기업 투자 규제 완화를 제안했다.

    현재 중국 기업이 인도 기업에 투자할 경우, 인도 내무부와 외무부의 보안 심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러나 2020년부터 시행된 이 규제가 대형 거래의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중국 기업이 승인 절차 없이 인도 기업 지분을 최대 24%까지 인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을 정부에 제안했다.

    BYD는 2007년 인도에 법인을 설립하며 진출했지만, 인도 정부의 이 같은 투자 규제로 사업 확장에는 제약을 받아 왔다. 2023년에는 현지 기업과 합작해 약 10억 달러(약 1조 3875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했으나, 인도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아 계획이 보류돼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이번 제안은 2020년 국경 충돌 이후 경색된 중국과의 관계 회복이 모색되는 분위기에 나왔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인도 외무장관 수브라흐마냠 자이샨카르가 최근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현재 정부가 이번 제안을 검토 중이며, 규제 완화 여부는 몇 달 뒤 최종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이다. 현대차는 현지에서 꾸준히 입지를 확대하며 현재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코트라 '인도 자동차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 완성차 브랜드 점유율은 마루티 스즈키가 40.6%로 1위이고, 그 뒤를 현대차(14%), 타타(13.3%), 마힌드라(11.7%), 기아차(6.03%)가 잇고 있다.

    현대차가 올해 초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인도 전략모델 전기차 크레타는 상반기까지 5472대가 팔려 연간 1만 대 판매 달성도 기대되고 있다.

    인도 전기차 시장 전망은 밝다. 실제 인도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2020년 1000대에서 2024년 8만 대로 급증했으며, 오는 2029년에는 59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춰 현대차도 2028년까지 인도에서 6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글로벌 전기차 1위 BYD가 투자 규제 완화로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설 경우, 현대차는 강력한 경쟁자를 맞게 된다. 테슬라도 최근 뭄바이에 첫 전시장 개설하고, 중국산 모델 Y를 수입 판매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첫 인도는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달 말에는 뉴델리에도 두 번째 전시장을 연다.

    현대차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현대차 해외 자회사로는 처음으로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오는 2032년까지 3조 2000억 원 투자해 연간 17만 8000개의 전기차 배터리팩을 조립하는 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식에서 “인도가 곧 미래임을 인식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