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 등 장기채 상품에 개인 뭉칫돈트럼프 압박에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전문가들 "관세 영향 우려 여전 … 파월 해임 시 장기채 금리 급등"
  •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채권개미들이 끝도 없는 물타기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섞인 행보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175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상품은 미국 장기채 가격 상승(금리 하락) 베팅하는 상품이다.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다른 ETF 상품들로도 개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같은 기간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H)'에는 256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에는 79억원,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에는 156억원어치 개인 자금이 쏠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도 적극 사들이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장기 국채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20+이어 트레저리 불3X 셰어스'(티커 TMF)를 지난 15~21일 한 주간 4632만달러(약 643억원)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채 베팅에 나서는 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의 갈등으로 국채 금리가 변동성을 보였지만 장기채 가격이 현재 저점에 가깝다는 데 개인들은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에선 장기채 금리가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독일 도이체방크는 투자자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이 트럼프에 의해 해임될 경우 장기채 가격이 0.56%포인트 하락(금리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래스킨·스티븐 쩡 전략가는 "파월 해임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며 "물가 상승 기대와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조만간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장 중 5%를 넘어선 바 있다.

    관세 영향이 미국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달 들어 미 30년물 국채 가격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정 지출 확대 전망, 금리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국채 매도세가 확산되며 30년물 금리는 6월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섰다. 국내 시각 이날 오전 9시45분 현재도 미 30년물 금리는 4.93%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는 29~30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가운데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관세발(發)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장기금리에 우호적인 요인은 별로 찾아보기 어렵다"며 "금리 인하는 미뤄지고 있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는 작지만 관세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연준 의장 교체와 같이 정치적인 이슈가 지속적으로 번진다면 그나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단기금리의 변동성도 보장되기 어렵다"며 "미국채 10년 금리는 4.4%를 중심으로 낮아지기 어렵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