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연구팀, 12만건 분석 … 고령자 수술 늘고 안전성↑입원기간 절반으로 줄고 사망률도 크게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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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암 수술이 14년 사이 급격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과 여성 환자 비율이 꾸준히 늘고, 최소침습 수술 도입으로 안전성과 회복 속도도 크게 개선됐다.

    삼성서울병원 박성용 교수(폐식도외과), 강단비 교수(임상역학연구센터)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수진 박사, 순천향대 함명일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폐암 수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대한암학회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4년간의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 12만4,334건과 로봇수술 1,740건을 분석해 폐암 수술의 "양적 증가"와 "질적 진화"를 동시에 확인했다며 "고령·여성·최소침습이라는 키워드가 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수술 건수 3배 증가…환자군도 고령·여성 중심으로

    연간 폐암 수술 건수는 2010년 4,557건에서 2023년 1만4,184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폐암 발생률도 42.8건에서 61.6건으로 늘었지만 연령표준화 발생률에는 큰 변화가 없어 "고령화에 따른 환자 수 증가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폐암은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가장 흔한 암으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35~64세 사이에서는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순이지만 65세 이상에서는 폐암이 1위다.

    여성 환자 비중도 뚜렷하게 증가했다. 2010년 32%였던 여성 비율은 2023년 44.7%로 상승했다. 연구팀은 "비흡연 여성이 많은 현실을 고려하면 간접흡연, 음식조리, 대기오염 등 복합 환경 요인이 원인일 수 있다"며 "저선량 CT검진 확대와 평균수명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고위험군도 수술 가능…수술법 발전이 배경

    이전에는 고령이나 동반질환으로 수술을 망설였던 환자들이 이제는 수술대에 오르고 있다. 

    70~79세 환자 비율은 26.3%에서 32.3%로, 80세 이상은 2.0%에서 6.2%로 증가했다. 찰슨 동반질환지수 7점 이상인 고위험 환자도 9.0%에서 17.4%로 크게 늘었다.

    이는 조기진단의 증가와 함께 수술 기법이 발전한 결과로 풀이된다. 비디오흉강경(VATS)은 2010년 전체 수술의 52.9%였지만, 2023년에는 94.8%로 대세가 됐다. 같은 해 로봇수술은 3.17%로 아직 소수지만, 처음으로 개흉 수술 건수(291건)를 넘어서며 향후 확대가 예측된다.

    ◆ 입원기간 절반, 사망률도 크게 감소

    수술 방식 변화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폐암 수술 환자의 평균 입원 기간은 2010년 13일에서 2023년 7일로 단축됐다. 30일 내 사망률도 2.45%에서 0.76%로 낮아졌다.

    폐를 최대한 보존하는 쐐기절제술과 분절절제술 비율도 각각 8.2%→18.5%, 4.2%→9.6%로 증가해 고령·고위험 환자에게도 맞춤형 수술이 가능해졌다.

    강단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국 단위의 폐암 수술 데이터를 장기적으로 추적한 국내 최초의 분석으로 수술의 방향성과 정책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용 교수는 "수술이 가능한 환자층이 확대됐지만 지역 간 의료 접근성이나 치료 성과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정책적 뒷받침과 수술 질 향상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