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연구팀, IgA 면역세포 성숙 억제 메커니즘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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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암병원
구강에 서식하는 세균 '푸조박테리아(Fusobacteria)'가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면역 방어의 핵심인 IgA 형질세포의 성숙을 억제해 종양 내 세균 침투를 유발하고 이로 인한 만성 염증이 암 진행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연세대 연세암병원 김한상 교수(종양내과), 한윤대 교수(대장항문외과), 이인석 교수(생명시스템대학), 김경아 박사, 최일석 학생, 국립보건연구원 김상철 박사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Gut Microbes(IF 11) 최신호에 게재됐다.푸조박테리아는 일반적으로 구강 내에 존재하는 상재균으로, 치주염의 주요 원인균이다. 하지만 대장암 환자의 약 절반에서 종양 조직 내에서 발견되며, 최근에는 유방암·췌장암·위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도 검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푸조박테리아, IgA 형성 억제해 종양 환경 교란"연구팀은 푸조박테리아 양성 대장암 환자 19명과 음성 환자 23명의 조직을 대상으로 단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양성 환자에서 푸조박테리아가 종양 관련 대식세포와의 상호작용을 방해하며 면역글로불린 A(IgA) 형질세포의 성숙과 분비형 IgA(sIgA) 생성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IgA는 장내 세균을 차단하고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에 따르면 IgA 성숙도가 높을수록 환자의 예후가 좋았고 반대로 푸조박테리아 양성 환자에서 IgA 성숙이 억제된 경우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낮았다.무균 마우스 실험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재현됐다. 푸조박테리아에 감염된 마우스는 IgA 형질세포와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M2 대식세포 간의 신호 전달이 저하되며 IgA 기능이 약화됐고, 결과적으로 종양 내 세균 침투가 증가하고 만성 염증이 유발됐다.김한상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푸조박테리아가 대장암의 면역 환경을 교란하고 예후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분자 수준에서 확인했다"며 "향후 이 기전을 표적화한 맞춤형 면역 치료 전략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세포 유전체 분석을 통해 대장 조직 내 B세포 성숙에 미치는 미생물의 영향을 규명한 첫 사례로, 암과 마이크로바이옴 간 연관성 연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의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 한국연구재단의 미생물 제어 및 응용 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구강 마이크로바이옴 기능 평가 플랫폼 사업,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사과학자 글로벌 공동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