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0일 대미 수출 전월 대비 12.5% 감소관세 인상 전 재고 확보·여름 성수기 선적 집중8월부터 美 보복관세 예고 … 중저가 브랜드 직격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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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화장품미용산업박람회 및 국제건강산업박람회를 찾은 외국인 바이어와 관람객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상반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K뷰티가 7월 들어 미국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화장품에 최대 25%의 보복 관세를 예고한 가운데 현지 유통사들이 6월 중 물량을 미리 확보하면서 수출 흐름에 일시적인 공백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액은 55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은 10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하며 K뷰티의 글로벌 실적을 견인했다.
그러나 7월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1~20일 기준 미국 화장품 수출은 전월 동기 대비 1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이어지던 두 자릿수 증가세가 한 달 만에 꺾인 것이다.
업계에선 6월에 미국 바이어들이 관세 인상 전에 대량 선주문을 마치면서 7월은 물량 조정이 이뤄지는 과도기적 국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7월 수출 감소는 6월의 비정상적인 고기저(높은 기준점) 효과 영향"이라며 "아마존 프라임데이(7월 중순) 할인 행사 대응을 위해 6월 중 선제적으로 대규모 물량이 발송됐고 8월 관세 인상 전 선수요 대응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썬(SUN) 시즌 성수기에 따른 출하량 증가도 영향을 줬다"며 "관세 부과 시점과 선주문 수요의 실질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다음달부터 현실화되는 고율 관세다. 지금까지 K뷰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제품을 수출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오는 8월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산 제품에 25%의 상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한미 간 무역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해당 조치는 예정대로 발효된다.
관세가 실제 부과될 경우 가격 부담은 화장품업계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나 드러그스토어에서 경쟁 중인 중저가 브랜드들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현지 유통 구조상 관세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온전히 전가하기 어렵고 판촉비 등을 줄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상은 가격 경쟁력에 직접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우려가 크다"면서도 "미국 내 수요 자체는 유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일부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들은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설비를 활용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미국 뉴저지주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콜마도 펜실베이니아주에 1공장을 운영 중이고 최근 2공장도 완공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선 당초 25일 워싱턴D.C.에서 예정됐던 한미 2+2 통상협상이 미국 측 요청으로 돌연 취소되면서 협상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관세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전략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재고 조정이나 선출고 등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정비와 가격 전략 재설계가 필요할 수 있다"며 "정책 변화에 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