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해킹사고 … 유영상 대표에 쏠리는 눈길유심 무상 교체·위약금 면제 등 중대 결단의 중심에 서해킹 이후 100일 … 진정국면 접어들었지만 과제는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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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뉴데일리DB
최근 가장 속을 태웠을 경영자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4월 발생한 SKT의 사이버 침해 사건은 SKT 41년 역사에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통신업계에서 가장 승승장구하는 경영자로 꼽혔던 그의 경력에서도 마찬가지다.현재는 해킹사고 발발로부터 100일을 맞이하는 시점. SKT는 ‘위약금 면제’ 등의 조치를 마무리 짓고 있지만 여전히 유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리스크 관리에 대한 후속조치와 새로운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영상 SKT 대표는 해킹사고 이후 소비자 신뢰 및 줄어든 가입자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사효과를 누렸던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유 대표의 일거수 일투족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SKT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고객정보를 유출하는 해킹 사건에 휘말린 적이 없었다. SKT는 물론 유 대표도 모두 처음 겪는 최악의 사건이었던 셈이다.특히 유 대표는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이후 SKT 사업개발팀장, SK C&C(현 SK AX) 사업개발부문장을 거쳐 SKT 전략기획본부장, 이동통신사업본부장, SK브로드밴드 대표 등을 거친 그야말로 SKT맨이다. 2021년 SKT의 대표로 발탁된 이후 2023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그런 그가 SKT 해킹이라는 최대 위기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려왔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지난 4월 28일 모든 가입자에 대한 유심 무상 교체 결정이 대표적이다. 이 한마디로 투입된 비용만 18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4일 가입자의 위약금 면제도 유 대표의 결단이었다. 정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SKT 이사회에서는 통신업계 전례 없는 조치에 대한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까지도 이 위약금 면제 조치에 따른 비용은 늘어가는 중이다.그럼에도 당시 SKT가 최대 7조원의 손실을 떠안을 것이라는 예상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물론 유 대표의 이런 판단 한편에는 성급했다는 비판도 상존한다. 유심 전면 교체를 결정하던 당시에 SKT가 보유한 유심은 100만장에 불과했다. 당연히 SKT 가입자가 앞다퉈 대리점에 몰리면서 이른바 ‘오픈런’이 벌어졌고 현장에서는 상당한 불만과 혼란이 발생했다. 유심 물량의 부족은 고스란히 정부의 ‘신규 가입 중단’ 행정지도로 이어졌다. SKT는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유심 물량 확보 과정에서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했다.이런 시행착오 과정에도 불구하고 해킹 100일을 맞이하는 현시점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14일로 위약금 면제 조치가 종료되면서 SKT의 영업 정상화도 이뤄지고 있다.지난 100일간 SKT에서 타사로 이동한 가입자는 약 80만명이다. SKT가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점유율 40%선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무너졌다.가입자 회복과 별개로 소비자 신뢰도 과제다. SKT는 사태 초기부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고객 신뢰위원회를 출범한 바 있다.무엇보다 유 대표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한 AI 사업을 이번 해킹 사태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점은 향후 그의 임기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SKT는 최근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출사표를 던지고 국내 AI 업체들과 본격적인 기술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중대 국면은 넘겼지만 그가 짊어진 ‘리스크 관리’에 대한 과제는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