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섹터, 관세 불확실성에 변동성 확대코스피 33% 오를 때 KRX자동차 11%↑ … 상대적 약세 지속외국인 수급 개선 … "관세 리스크 주가 선반영 … 하반기 반등 예상"
  • 자동차 섹터가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에 변동성을 지속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코스피 상승 랠리에서 비교적 소외됐던 자동차주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라 급등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섹터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이미 주가에 관세 부담이 선반영된 만큼 주가 반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25일 이틀간 현대차는 2.48% 하락했다. 기아(-1.89%), 한국앤컴퍼니(-5.87%) 등 자동차 관련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한미 통상회담이 순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이다. 

    이는 지난 23일 현대차(7.51%)와 기아(8.49%), 한국앤컴퍼니(3.23%)가 미국과 일본 간 관세 협상으로 급등한 지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이 일본은 관세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 15%로 인하한 바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부담은 올 들어 줄곧 자동차 종목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반기 자동차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의 관세 여파로 코스피 상승 랠리에서 소외됐다. 올해 1월 2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는 33.20% 오르는 동안 KRX 자동차 지수는 불과 11.42% 상승했다. 

    개별 종목으로 봐도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3.87%, 52.96% 오르는 동안 현대차와 기아는 2.12%, 3.3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시총 상위 10위권 종목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이 모두 자동차 관련주다.

    관세 이슈에 발목 잡혔던 자동차 업종이 모처럼 반등하는 듯했지만 한국과 미국간 통상 협의는 연기되면서 시장에선 관세 인하 협상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관세유예 기한인 8월 1일까지 한미 간 담판이 성사되기엔 시간이 촉박해졌다는 평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고위급 회담이 지연된 상황에서 시한 전 관세율 인하 합의는 쉽지 않다"며 "수출주에는 단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불확실성 확대에도 시장은 자동차 섹터의 반등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미 현재 주가엔 25% 완성차 관세가 반영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해당 수치가 유지되도 관세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25% 관세를 내고도 주가는 싸다"며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가격 인상, 원가 절감, 현지화 확대 등을 실시하면서 관련 영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에 대해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하이브리드차(HEV), 제네시스 등 고부가차종 판매 증가로 외형 성장세는 견조했다"면서 "현재 현대차는 시장 대비 할인율이 높은 상태다. 관세율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은 낮고, 향후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오히려 주가 상방 압력이 작용할 수 있다. 관세 협상 결과가 가시화되면서 투자심리 개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중장기적 리스크를 상쇄할 카드는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종적으로 관세율이 15%로 낮아지더라도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부품 공급망 조정, 하이브리드와 프리미엄 중심의 생산 차종 변화, 차량가 인상 등으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견조한 실적과 높은 주주환원의 매력 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개선이 하반기 주가 반등을 이끌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실제 지난 21~25일 한 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2위와 3위는 현대차(2385억원), 기아(1971억원)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한국 완성차 업체의 경우 미국 관세 리스크를 제외하면 실적과 주주환원율이 견조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수급 중심으로 하반기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