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GA 프로젝트 동참… 글로벌 외교전 전면에김승연 회장 해양 방산 M&A 퍼즐 비로소 완성육·해·공·우주 아우른 종합방산기업 '우뚝'
  • ▲ 김동관 부회장. ⓒ한화그룹
    ▲ 김동관 부회장. ⓒ한화그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미 관세 협상 지원을 위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며 글로벌 무대에 전격 나섰다. 한화오션을 품에 안은 한화그룹이 명실상부 ‘산업 외교’의 선봉에서 위상을 높이는 모습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한국형 록히드마틴’ 비전이 그룹을 단순한 민간 기업에서 산업 외교의 대표 주자로 탈바꿈시켰다. 이 비전을 김 부회장이 계승해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육성에 이어 글로벌 외교전의 전면에 나선 것으로, 부친의 꿈에 날개를 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28일 미국 워싱턴 D.C.로 급히 출국했다. 현재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한국 협상단에 합류, 한국 정부가 제안한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구체화하는 데에 힘을 보태기 위한 외교 행보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은 이번 방미 일정에서 미국 정계 및 산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MASGA 프로젝트의 기술적 타당성과 동맹 가치,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알릴 전망이다. 단순한 기업 로비 차원을 넘어선 한국 조선산업을 외교적으로 설득하는 산업 외교의 실질적 사례로 업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M&A 승부사' 김승연 회장의 비전, 글로벌 무대서 빛난다

    조선과 방산은 원천기술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국가 안보 및 글로벌 교역 전략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의 방산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육상에서 해양 무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한화그룹이 우리 경제와 외교에 기여하며 대한민국 경제 위상을 받치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이 조선업에 본격 진출한 시점은 2년이 채 안 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2년 말 산업은행으로부터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2조원에 인수했다. 한화가 첫 한화오션 인수에 나섰다 좌절한 지 14년 만에 이룬 결실로, 김승연 회장이 구상한 ‘한국형 록히드마틴’의 해양 방산 퍼즐도 비로소 완성됐다.

    김승연 회장의 ‘인수합병(M&A)’ 승부사로서의 면모가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당시 업계는 조선업의 미래 수익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김 회장은 조선업과 방산의 융합 가능성을 내다보고 강한 의지로 인수를 밀어붙였다. 김 회장은 앞서서도 한화생명, 한화케미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굵직한 M&A를 이끈 바 있다.
  • ▲ 한화오션이 건조한 수상함. ⓒ한화오션
    ▲ 한화오션이 건조한 수상함. ⓒ한화오션
    한국화약에서 출발한 한화그룹은 김 회장 주도의 꾸준한 M&A를 통해 현재 석유화학을 비롯해 금융, 방산, 항공우주, 친환경 분야까지 사세를 확장하며 급성장했다. 여기에 한화오션 인수로 기존의 우주, 지상 방산에서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춰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한화오션은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체질을 개선했다. 구조조정과 기술 고도화, 선별 수주 전략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1년 만에 ‘가장 성공적인 인수’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해양 방산 역량은 물론 친환경 선박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K-조선의 위상을 과시 중이다.

    실제 국내 30대 그룹이 최근 10년간 5000억원 이상 규모의 M&A 기업 중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오션의 경영성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의 매출은 인수 2년 전 4조4866억원에서 인수 2년 후 10조7760억원으로 140.2%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2조4730억원에서 11조4445억원으로 급증했다.

    김동관, '한국형 록히드마틴' 완성하며 그룹 성장 주도

    한화그룹의 시가총액도 올 들어 100조원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재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는 2014년 삼성테크윈 인수 당시 시총 20조원 대비 5배 성장한 수치로, 방산과 조선 사업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은 결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의 시총 100조 클럽 가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컸다. 1년 전 약 11조원 가량이던 한화에어로의 시총은 현재 51조원을 돌파, 그룹 시총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조선 ‘수퍼사이클’에 힘입어 한화오션 주가가 오른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말 11조원이었던 한화오션의 시가총액은 현재 30조원까지 급증했다.

    김 회장이 씨를 뿌린 ‘한국형 록히드마틴’ 비전은 김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꽃을 피우고 있다. 김 부회장의 주도 아래 한화그룹이 글로벌 안보 강화와 친환경 기술 전환의 한복판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우주항공,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위성체 사업까지 확장하며 한화그룹을 육·해·공·우주를 아우르는 종합방산기업으로 이끌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로 방산 사업재편을 주도하는 한편 한화오션의 글로벌 진출을 진두지휘 중이다.

    한화오션은 한국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운영(MRO) 사업 거점이자 미국 내 해군 및 상선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거점으로, 한화오션은 이를 통해 미국 방산 시장과 상업용 선박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글로벌 외교 현장에서 대한민국의 전략산업을 대표하고, 외국 정부와 직접 협상하며 한국 기술과 일자리를 함께 수출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며 “한미 간 MASGA 프로젝트 성공 시 한화그룹의 글로벌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