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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마운자로와 위고비 ⓒ연합뉴스
다음달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국내 상륙을 앞둔 가운데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흐름이 심상찮다. 글로벌 비만 신약 '투톱'으로 꼽히는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위고비 개발사인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가 29일(현지시각) 15.06달러(21.83%) 폭락한 53.94달러로 고꾸라졌다. 사라진 시가총액만 600억유로(약 96조원)에 이른다.
비만치료제 경쟁이 격화된데 따라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을 21%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성장률 전망도 24%에서 16%로 하향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신약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위고비가 먼저 출시돼 선점해왔다. 한때 노보 노디스크의 시가총액은 덴마크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기도 했다. 사실상 한 나라를 먹여살리는 신약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마운자로의 등장과 함께 위고비의 확고했던 입지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 미국에서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출시가 2년이나 늦었는데도 올해 1분기 마운자로 점유율은 53.3%, 위고비는 46.1%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전체 매출에서도 마운자로가 빠르게 위고비를 추격하고 있다. 마운자로의 올해 1분기 글로벌 매출은 약 3조1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위고비 매출 3조6000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는 2030년 세계 처방약 1위는 마운자로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상결과로만 보면 마운자로가 위고비의 효능을 앞선다.
마운자로는 허가용 임상시험에서 72주차 감량률 22.5%를 기록했다. 위고비와의 직접 비교 연구에서는 72주차 마운자로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의 13.7% 보다 더 높은 감량률을 보였다.
위고비는 GLP-1 단일 기전인데 반해 마운자로는 현재까지 유일한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 이중작용제다.
국내에서는 한국릴리가 위고비 대비 낮은 가격에 마운자로를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시장에서도 마운자로가 위고비를 앞지를 수 있을지 하반기 최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