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 견인하는 外人 … 뭐 담았나 봤더니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3300대를 향해가는 가고 있다. 외국인들의 '사자'세는 테슬라 훈풍을 입은 삼성전자와 한국과 미국 관세협상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부상한 한화오션에 쏠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30일까지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5조890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에선 5조9365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선 459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앞서 지난 1~4월 4개월 연속 국내 증시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어 5월부터는 순매수세로 돌아선 바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월(1조1656억원), 6월(2조6926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이달에는 매수 규모가 대폭 늘어난 모습이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 중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3.90(0.74%) 오른 3254.47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연고점을 새롭게 썼다. 2021년 8월6일(3270.36)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도 코스피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타결 소식에 힘입어 장 초반 1.04% 급등한 3288.26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피를 1310억원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국내 주식은 단연 삼성전자다. 이 기간 외국인은 3조5691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에 대거 베팅했다. 이는 7월 외국인 순매수액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HBM(고대역폭메모리) 부문에서 경쟁에서 밀리며 우려가 확산했지만 엔비디아 저사양 H20 칩 공급에 이어 테슬라로부터 22조7648억원 규모의 계약을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따낸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부활은 한국 증시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이 여전히 글로벌 IT 강국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순매수 2위 종목은 한미 관세협상 핵심카드로 부상했던 조선주 가운데 직접 수혜주로 거론되던 한화오션(5711억원)이다. 

한화오션은 미국 내 조선소를 보유한 유일한 국내 조선업체로, 최근 미국 해군으로부터 세 번째 유지·보수·정비(MRO)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앞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한미 관세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점도 부각되고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소 중 유일하게 미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미 해군 함정 사업 수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한미 정부 간 조선업 협력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조선소 중심의 조선업 재건을 원하는 만큼 한화오션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상법개정 정책 수혜주로 거론되는 SK스퀘어(4598억원)와 높은 배당성향에도 관세 우려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기아(2549억원)도 적극 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네이버를 두 달째 순매도 중이다. 지난달 1조925억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에도 6554억원어치 네이버 주식을 팔아치웠다. 

골드만삭스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33만원에서 28만원으로 내린 영향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카카오톡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도입하면 네이버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부문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3387억원)은 적극 매도하고 있다. 이달 외국인 순매도 2위는 SK하이닉스로 해당 종목이 지난달 외국인 순매수 1위(1조4713억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국내 증시 반도체 투톱에 대한 투자 기조는 달라진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HBM 가격이 처음으로 하락할 수 있다"며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HBM 가격 협상력이 공급자에서 수요자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SK하이닉스 주가에 부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