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세제 개편안에 국내 증시 패닉셀코스피, 3100대도 위태 … 코스닥, 770선 장 마쳐환율도 1400원대 돌파 마감
  • ▲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 경제 타격 우려에 더해 전날 발표된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코스피는 100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3100대도 붕괴를 위협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며 코스피 지수는 이날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로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35.12포인트(1.08%) 내린 3210.32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부터 낙폭을 키워 3200대를 내줬다.

    장중 한때 3117.92까지 밀리며 3100대 유지도 위태로워 보였지만 소폭 상승해 등락을 거듭하다 3110선으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급락은 한미 관세협상과 전날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 관세율 15% 부과하는 것으로 협상이 타결됐지만, 자동차 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혜 업종이 지니고 있던 유리한 고지마저 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 역시 국내 증시 부양책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천명했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축소된 점과 법인세 인상, 증권거래세 등 종합적인 증세안은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의구심을 들게 한다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은 최악은 피했지만 업종별로는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세제 개편안 역시 대주주 요건 강화 및 배당소득 과세 부담 확대가 포함되며 실망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하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6559억원, 기관 투자자는 1조720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 투자자는 1조6318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지수 상승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추진하던 상법 개정이 사실상 후퇴하면서 이에 따른 정책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종목들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실망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며 "미국의 대외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화됐다"고 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파랗게 질렸다. 삼성전자(-3.50%), SK하이닉스(-5.67%), LG에너지솔루션(-2.48%), 삼성바이오로직스(-3.09%), 한화에어로스페이스(-5.72%), 현대차(-2.95%), HD현대중공업(-2.85%), KB금융(-4.42%), 기아(-1.47%), 셀트리온(-4.25%) 등이 모두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그간 배당소득 분리과세 수혜주로 분류됐던 증권·은행 업종의 하락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각각 5%대, 4%대 하락했고, 석유·가스(6.43%), 철강(-5.08%) 등도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포인트(1.12%) 내린 796.24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770선까지 밀렸다. 이후 32.45포인트(4.03%) 빠진 772.7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홀로 2505억원어치 매수 우위를 보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07억원, 1410억원 매도 우위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알테오젠(-7.05%), 에코프로비엠(-3.42%), 펩트론(-4.60%), 에코프로(-3.25%), HLB(-4.06%), 파마리서치(-1.08%), 레인보우로보틱스(-6.14%), 리가켐바이오(-5.36%), 삼천당제약(-6.97%), 휴젤(-4.75%) 등이 내렸다. 이외에 상위 50위 종목들 모두 하락 마감했다. 

    한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로 14.4원 오른 1401.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두 달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