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만에 수업 재개 … "한 학년에 두 개 커리큘럼, 교육 현장은 한계 직면"의대정원 증원 여파에 교수 공백까지 … 의학교육 정상화 위한 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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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간 사실상 멈췄던 의사 양성이 다시 시작됐다.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강의실에 복귀하면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복귀 학생들이 학업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의대교수협은 4일 성명을 통해 "오늘은 대한민국 의과대학이 다시 의사 양성의 사명을 되찾는 날"이라며 "학생들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2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인해 수업이 중단된 이후, 각 대학은 정상적인 학사 운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 당시까지 매년 3000명 이상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며 전공의 수련, 전문의 양성, 지역 병원 및 군 의료기관의 운영이 유지돼 왔지만 1년 넘는 공백은 의학교육 체계 전반에 큰 균열을 남겼다.◆ "두 학년 동시 교육…교육 현장에 구조적 부담"단순한 복귀만으로는 교육 현장이 바로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게 교수협의 판단이다. 성명에 따르면 올해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해 일부 대학은 의예과 1학년 학생 수가 기존 대비 4.25배로 급증했으며, 전임교수 상당수가 사직하면서 교수 1인당 교육 부담은 크게 늘었다."지난 학기에 먼저 복귀한 학생들과 오늘 복귀한 학생들이 교육 시기가 달라, 한 학년을 두 갈래로 나눠 별도 교육과정을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라며 "교육 여건은 이미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교수협은 지적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 대학의 학장단과 교수진은 "각 대학의 실정에 맞는 교육과정을 재편하고, 학생 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보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의대교수협은 이번 혼란이 단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철학과 시스템 전반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에 "지난 정부가 폭력적으로 밀어붙인 의대 증원 정책은 교육 현장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다"며 "이 상처를 치유하고 의학교육을 정상화하려면 현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합리적인 정책 집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특히 교육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교수협의 '양보할 수 없는 원칙'임을 강조하며 "숫자 확대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의 자격을 갖춘 사람을 어떻게 제대로 양성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초심으로 돌아온 학생들…이제는 국민의 따뜻한 시선 필요"성명 말미에서 교수협은 국민을 향해 특별한 호소를 전했다. 교수들은 "긴 시간 끝에 다시 교정으로 돌아온 학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의사'가 되겠다는 초심을 되살릴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의대생들의 복귀는 단지 교육재개의 의미를 넘어 의료시스템의 복원과 미래 전문인력 양성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의대교수협은 "대한민국의 미래 의료를 책임질 인재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이 길을 걷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