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개편안 발목에도 3거래일 만에 다시 7만전자 회복정책 리스크에 지난달 '폭풍매수' 외국인 매수세는 주춤증권가는 장밋빛 전망 … 실적 회복 기대감에 목표주가 줄상향
  • 잘나가던 증시가 정부 여당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정책 리스크에 주가가 주춤했지만 미국발 훈풍에 다시 7만전자를 회복한 모습이다. 테슬라 파운드리 계약 등 실적 기대감 속에 증권가에선 8만전자를 넘어 9만원대 돌파를 전망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10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2% 상승한 7만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엔 7만1500원까지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6만원대로 내려갔다가 7만원대 돌파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전일 삼성전자는 장 중 1%대 반등하며 7만원대를 회복했다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면서 6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장중 올해 최고가인 7만4400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는 이달 1일 증시 급락과 함께 다시 6만원대로 돌아간 바 있다.

    외국인 수급이 삼성전자 주가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그간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의 매수세는 지난 31일부터 4일까지 최근 3거래일간 주춤하다.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1위는 삼성전자로, 142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직전 거래일인 30일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담았다. 지난달 들어 30일까지 외국인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 국내 주식은 단연 삼성전자로, 외국인은 3조5691억원어치 베팅했다. 이는 7월 외국인 순매수액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의 외국인 수급이 주줌한 건 정책 환경 탓으로 보인다. 대주주 기준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강화로 그간 급등세를 타던 증시에 제동이 걸리면서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실제 외국계 증권사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대해 혹평을 내놓고 있다. 씨티증권은 전 세계 자산 배분 전략에서 주식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아시아 신흥시장 투자 비중은 중립으로 내리면서 그 이유를 한국의 세제 개편안 발표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국내 증시의 급락 배경을 2025년 세제 개편안이라고 짚었다.  

    8만전자로 향하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선 추세적인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그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HBM(고대역폭메모리) 부문에서 경쟁에서 밀리며 우려가 확산했지만 엔비디아 저사양 H20 칩 공급에 이어 최근 테슬라로부터 22조7648억원 규모의 계약을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따냈다. 

    그간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던 파운드리와 HBM이 회복 구간에 진입하면서 하반기에는 이익 증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각각 6배,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2021년 1분기 9만원을 상회한 후 파운드리 적자, 엔비디아 HBM 경쟁력 약화 우려 등으로 하락해왔다"며 "파운드리는 3분기부터 가동률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엔비디아향 HBM은 4분기부터 HBM3E 12단 공급 본격화로 불확실성 해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의 주가 눈높이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8만원대 돌파는 물론 '9만전자'까지 바라보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신한투자증권, KB증권,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나란히 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DB증권은 8만4000원, 미래에셋증권은 8만8000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하반기 실적 회복 속도와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 정도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생산 역량 등의 이유로 밸류에이션에서 할인 요소가 있었으나 현재는 저점을 지나 반등을 준비하는 시기"라며 "향후 기술 경쟁력 회복 여부가 주가 상승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