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순보유잔고, 1주일간 2.10% 증가 … 2023년 11월 이후 최고‘공매도 선행지표’ 대차거래 잔고 규모, 9515억원으로 고공행진 지속증권가 “국내 증시, 당분간 변동성 장세 … 3000대까지 떨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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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미국의 7월 고용지표 충격과 국내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보이며 3000대 초반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장(3147.75)보다 51.33포인트(1.63%) 오른 3199.0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40포인트(1.25%) 상승한 3187.15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2552억원어치를 팔아치웠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01억원, 1216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수를 견인하는 중이다. 거래량은 9712만주, 거래대금은 3조7728억원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의 경우 전일(784.06)보다 15.88포인트(2.03%) 오른 799.94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451억원, 165억원씩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575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국내 증시 양대 지수 강세는 간밤 뉴욕증시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기대감 속 일제히 상승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지난 1주일(7월 29일~8월 4일)간 각각 1.92%, 2.53% 하락한 바 있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8704억원, 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1조3384억원을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거래량은 58억주, 거래대금은 91조4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31일 타결된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으로 코스피의 추세적 반등을 기대했지만, 이미 지난달 23~30일 6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등 해당 재료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태였다. 여기에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과 1일(현지 시각) 미 7월 고용지표마저 부진하자 장세는 방향감을 상실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며 3000대 초반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 고용 쇼크 여진과 국내 세제 개편안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이번 주 코스피는 3030~3190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말 코스피 종가는 3245로 평균 하락률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남은 기간 중 최저 약 296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강세장 해의 평균 하락률을 감안할 경우 코스피는 연말까지 남은 기간 중 최저 약 306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증시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잔고는 지난 4일 기준 10조4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지난 3월 31일(3조9156억원) 대비 156.52%나 급증한 수준이며 지난 2023년 11월 24일(10조1634억원) 이후 최고치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한미반도체로 5.61%에 달했다. 이어 ▲SKC(5.27%) ▲호텔신라(4.83%) ▲신성이엔지(4.36%) ▲동방(3.81%) ▲두산퓨얼셀(3.61%)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 주 수·잔고는 각각 28억1638만주, 95조1529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차거래 잔고 규모는 지난 6월 20일(90조4338억원) 약 23개월 만에 90조원을 돌파한 후 지난달 21일 98조6934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하는 등 높은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인버스 종목들의 순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1주일 동안 전체 1005개 종목 중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1637억원)’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 중심으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시장은 증시 제도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우려 해소로 연결된다고 생각했으며 PER(주가수익비율) 확대와 지수 상승은 낙관론의 결과물”이라며 “하지만 해당 재료에 의문이 발생하면서 당분간 업종 전반 강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졌으며 개별 종목 중심의 선별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관세 불확실성이 약화한 것은 맞기에 낙폭이 컸던 자동차, 화장품 등 수출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매크로에 관계없이 실적이 탄탄한 조선, 유틸리티, 방산 등의 업종도 관심 대상이며 이번에 공개된 세제 개편안에 부합한 높은 배당 성향을 보이는 종목도 주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