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유출 러시 보이던 고배당 ETF, 회복세 최근 한달 3000억원 몰린 PLUS 고배당주세제개편 발표 하루 만에 340억원 증발"李 정부 주주환원 기조 유지 … 장기적으로 봐야"
  • ▲ 여의도 금융가. ⓒ연합뉴스
    ▲ 여의도 금융가. ⓒ연합뉴스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이 포함된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변동성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세율과 까다로운 기준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말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일제히 약세를 보였던 고배당 ETF들이 일제히 반등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반발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세제 개편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불이 붙은 모습이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의 'PLUS 고배당주'는 오전 10시 45분 기준 1.10% 상승한 1만9350원을 가리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도 같은 시각 1.93% 오른 1만2415원에 거래되고 있다. RISE 고배당과 KODEX 고배당, KIWOOM 고배당도 각 1%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ETF들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일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수혜 기대감에 힘입어 7월 중순 고점을 찍었지만 실망감이 이어지면서 하락세에 직면한 것이다. 'PLUS 고배당주'는 지난 1일 하루에만 3.67%가 하락했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도 같은 날 4%대 낙폭을 기록했다.

    자금 유출 러시도 이어졌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PLUS 고배당주'는 지난 1일 하루 동안 34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같은 날 83억원이 유출됐다.

    다른 고배당 ETF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KODEX 고배당주' 역시 25억원어치 순매도했고,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과 'KIWOOM 고배당'도 각각 7억원씩 자금이 이탈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 중 하나인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배당성향을 높일 금융업과 같은 고배당주에는 일찌감치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다. 기존에도 배당성향이 높았던 만큼 해당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이에 최근 한달 간 PLUS 고배당주에는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자 시장에는 실망감이 가득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세법 개정안이 준용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세율과 과세 요건 수위가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먼저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은 전년 대비 현금 배당이 감소하지 않은 상장법인 중 배당 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 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기업이어야 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은 2000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 투자자는 20%, 3억 원 초과 투자자는 35%의 과세를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은 고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안보다 더 높게 책정하면서, 고배당주에 투자했던 개인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특정 업종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으로 투자를 하기 보다는 세제 개편안에 맞춰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는 내년부터 분리과세 적용을 받기 위해 배당 성향을 올리거나 배당금 인상을 요구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며 "배당 성향 높은 기업과 아직 배당 성향이 낮더라도 실적이 양호해 앞으로 배당을 늘릴 수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정부가 세제 개편안 재검토를 시사했고,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기조는 유지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이 까다로워 지면서 투심이 위축된 측면이 있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이라며 "정부의 주주환원 확대 추세는 여전한 만큼 장기적인 측면에서 수급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