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1등주는 없다 … 화장품株 세대교체 성공사상 최대 실적 경신 에이피알, 신고가 경신'7조피알' 등극 하루만에 시총 8조원 넘겨
  • ▲ 지난 5월 27일 서울 명동의 화장품 매장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5월 27일 서울 명동의 화장품 매장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제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K-뷰티 신흥 강자 에이피알의 거센 추격에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에이피알이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성적을 이루며 화장품 업종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모레퍼시픽을 제치면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업종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오전 9시 37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600원(1.26%) 오른 12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5거래일 동안 4.79% 하락했다. 지난 1일 예상치에 부합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관세 협상, 세제 개편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같은 시각 에이피알은 전 거래일 대비 14.79% 오른 21만5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에이피알은 이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는 소식에 장중 한때 22만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기간 에이피알은 7.27% 약진했다. 이에 에이피알은 전날 처음으로 시가총액 7조원을 돌파했고 7조1256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아모레퍼시픽 시총을 불과 3100억 차이로 따라붙은 에이피알은 시총 7조원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아모레퍼시픽의 오랜 아성을 무너뜨렸다. 에이피알의 시총은 이날 오전 9시 37분 기준 8조1034억원이다. 

    LG생활건강에 밀려 만년 2위를 기록하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대장주 자리를 차지한 뒤 '1위' 자리를 두고 LG생건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THAAD) 보복 영향으로 중국 시장 규모가 상당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급락했고 결국 2019년 LG생건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코로나19 등 여파로 화장품 업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두 기업의 시총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다시금 1위 자리를 탈환했고 LG생건은 지난 6월 신흥강자인 에이피알에게 마저 2위 자리를 뺏겨 3위로 내려앉았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2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시총은 약 1조9000억원에 불과했지만 해외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한 결과 상장 1년 6개월만에 화장품 업종 1위에 올라섰다.

    앞서 에이피알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1.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327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0.8% 증가했다. 순이익은 663억원으로 175.2% 늘었다. 또 뷰티 디바이스 부문의 2분기 매출액은 900억 원을 넘기며 전년 대비 32% 성장했다.

    에이피알은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 4일 보유 중인 자사주 61만3400주를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발행주식총수 기준 1.6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보통주 자기주식의 주당 평균취득단가 4만8911원 기준 약 300억원 규모다. 이에 더해 지난달 28일에는 보통주 1주당 3590원, 총 1344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에이피알 창사 이래 최초 배당이자 상장 18개월 만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글로벌 소비자의 열렬한 지지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호실적을 달성하며, 뷰티 업계 내에서 경쟁력 있는 실적 성장세를 입증할 수 있었다"며 "향후 연간 목표 실적 달성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주주친화를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을 비롯한 화장품 업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 보고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에서 높아지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와 국가 다변화 덕분에 실적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어 화장품 섹터의 피크아웃(정점 통과)을 논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