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품목별 관세 곧 발표… 반도체 100%"미국 매출 비중 높은 SK·삼성 '빨간 불'美 빅테크 타격 더 클 것… AI향 부품 제외되나
  •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미국이 반도체 관세를 100%까지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당초 예상했던 15%보다 높은 관세가 책정될 경우 SK하이닉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반도체에 "미국 외 국가에서 생산하는 반도체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이 미국에 100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총 600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 타 기업에게도 투자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은 7일 0시를 기점으로 상호관세를 발효하고, 차주 품목별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대해선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지만 추가 투자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1분기 미국 수출 비중 72.5%를 기록하고 있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가 모두 고율 관세 영향권이라는 점이다. 현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시설은 한국, 중국에 집중돼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삼성전자는 텍사스에 생산 시설을 짓고 있지만 각각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후공정), 파운드리에 해당한다.

    다만 100% 관세가 현실화 될 경우 현지 빅테크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2위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고율 관세를 적용할 경우 미국 고객사에게 향하는 제품 단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의 제조 업체가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반도체 역시 납품 단가 인상을 놓고 고심 중이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 또한 본사만 미국에 두고 일본, 대만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어 국내 기업과 똑같은 관세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AI, 데이터센터 향 반도체 품목은 이번 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AI 패권을 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일부 품목에 대해선 규제를 강화할 수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또한 상황이 유동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만큼 시장을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미국의 전체 통상정책이 유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직 한미 통상 협상이 진행 중이고, 현재 한국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