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처음엔 작은 관세 … 1년 반 이후 150% 부과한 후 250%"의약품 관세 2025~2026년 15% → 2027년 150%, 2028년 250% 전망스위스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 계획 밝혀셀트리온, 美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 7000억 투입 계획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 관세가 이번주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 의약품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나 최근 250%까지 부과할 수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도 잇따라 미국 내 제조시설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미국 내 생산시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이번주 의약품에 대한 관세율과 조건 등 상세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의약품 관세에 대해 "다음 주 정도(within the next week or so)"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작은 관세를 부과하지만 1년~1년 반 안에 세율을 150%, 이후 250%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내에 수입 의약품에 대한 관세 세율 및 부과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러트닉 장관은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을 소개하면서 "그들은 의약품을 15%(합의를 통해 미국이 EU에 새롭게 책정한 상호관세율) 관세 적용 품목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며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2주 안에 의약품 정책(관세 등)을 가지고 나올 것이고, 그것(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의약품 관세)은 (15% 보다) 높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안에 15%를 상회하는 세율로 외국산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발표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순차적으로 의약품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트럼프 발언을 기반으로 의약품 관세가 본격 시행될 경우 2025~2026년엔 최대 관세율 15%에서 2027년 150%, 2028년엔 250%까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미국이 의약품에 고율 관세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과 인도 위주로 재편돼있는 의약품 해외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 제약사들이 미국 내에 의약품 제조시설을 설립함으로써 생기는 고용 창출 등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최근 스위스 양대 제약사인 로슈와 노바티스는 의약품 고율 관세를 피해 미국 판매량의 100%를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슈는 미국 생산량을 대폭 늘려 현지 수요를 모두 채우고 남는 물량은 다른 나라로 수출하기로 했다. 노바티스도 주요 제품을 100% 미국에서 생산하고 스위스 등지에서 미국으로 수출은 '0'으로 줄인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는 이미 미국에 자회사와 생산시설을 두고 있음에도 관세 위협에 직면하자 로슈는 500억달러(70조 원), 노바티스는 230억달러(32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영국 기반의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5년 간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미국 기업인 존슨앤드존슨과 일라이릴리도 미국 내 제조 시설 확대 등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해당 공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7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SK바이오팜의 경우 미국 본토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CMO(위탁생산) 제조시설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 캐나다에서 생산하고 패키징을 완료한 후 미국으로 수출해왔지만 관세가 본격 시행되면 미국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관세에 대비해 약 1년치의 재고도 확보해 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