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도조팀 해체 … AI6가 통합 칩 역할"삼성파운드리 AI6, 슈퍼컴 '도조3'까지 활용 시사연산칩 조단위 계약 추진… 릴레이 계약 이을 기회
  • ▲ 지난 2023년 5월 테슬라를 방문해 경영진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경영진(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 지난 2023년 5월 테슬라를 방문해 경영진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경영진(왼쪽부터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AI(인공지능) 칩인 'AI6'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시작으로 협력 범위를 대거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장은 추론(Inference)용 칩에 대한 계약만 이뤄졌지만 이를 기반으로 테슬라의 FSD(완전자율주행)이나 데이터센터, 로봇, 슈퍼컴퓨터에서 추가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에 "모든 경로가 AI6로 수렴된다는 것이 분명해져 도조(Dojo)2는 이제 진화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고 우리는 도조팀을 해체하는 등 몇가지 어려운 인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가 이를 공식화하기 전에 이미 업계에선 테슬라가 도조 슈퍼컴퓨터 개발팀이 해체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도조팀을 맡았던 팀장인 피터 배넌이 팀원 약 20명과 AI 스타트업인 덴시티(Density)AI로 이직했고 나머지 팀원들도 다른 데이터센터 및 컴퓨팅 프로젝트로 이전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사 조치는 테슬라가 슈퍼컴퓨터 사업에서 다른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점을 뜻한다. 기존에는 FSD, 데이터센터, 로봇, 슈퍼컴퓨터 등 테슬라가 영위하는 사업분야에서 각각에 맞는 칩을 설계해 적용하는 방식을 추진했지만 이를 'AI6'라는 차세대 칩으로 통합해 유기성을 높이는 작업에 본격 돌입함을 시사했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X에 "도조3는 단일 보드에 수많은 AI6가 탑재된 형태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테슬라가 자원을 분할해 두가지 완전히 다른 AI칩을 디자인하고 확장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언급하며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테슬라의 이런 행보는 최근 이 곳의 AI6 칩 생산을 맡은 삼성전자의 미래와도 깊게 연관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테슬라가 기존 추론용 칩인 AI5를 TSMC를 통해 양산하다가 삼성이라는 새로운 파운드리 서비스를 택한 것도 차세대 칩인 AI6가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로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TSMC보다 적극적으로 자사 맞춤형 칩을 제공할 수 있는 삼성 파운드리로 눈을 돌려 기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삼성 파운드리와 맺은 165억 달러(약 22조 7000억 원) 규모의 AI6 칩 생산 계약은 앞으로 추가될 테슬라 사업 분야별 맞춤형 개별 칩 계약에 선행되는 기반 개념으로 보는게 맞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마디로, 이번에 삼성이 테슬라와 맺은 AI6 계약이 기본 아키텍처로 작용하고 여기에서 FSD용, 휴머노이드 로봇용, 데이터센터용에 이어 기존 도조를 대체하는 슈퍼컴퓨터 훈련(Training)용 칩 계약이 향후 몇 년 간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삼성은 이번에 AI6 칩 수주 계약을 마무리 지었지만 테슬라의 이 같은 AI 전략 변화에 따라 조만간 도조3 훈련용 칩 위탁생산 계약에 추가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용이나 로봇용과는 달리 슈퍼컴퓨터용 도조3에는 수백개 수준의 AI6 활용 칩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추가 계약도 조단 위의 대규모 계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 CEO도 삼성과의 추가 협력 및 계약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그는 자신의 X에 삼성전자와의 계약 사실을 밝히는 동시에 "165억 달러라는 이번 계약 수치는 단지 최소액"이라며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높다"라며 이 거래의 최종 규모가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