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블랙웰 기반 칩 수출 허용 시사"기존 블랙웰보다 성능 낮추면 가능해져"SK하이닉스 더해 퀄테스트 중 삼성에 기회
  • ▲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 HBM3E 12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중국용 AI 칩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엔비디아 HBM3E 퀄테스트(품질검증) 단계에 있는 삼성전자도 공급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미국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저성능 블랙웰 기반 AI 가속기 중국 수출을 허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성능을 낮춘 블랙웰 프로세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존 블랙웰 제품보다 30~50%까지 성능을 낮춘 제품은 중국 수출을 허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다. 앞서 블랙웰의 전작인 '호퍼' GPU 기반 칩인 'H20'이 중국 수출을 재개한데 이어 최신 GPU를 기반으로 한 제품도 추가 수출길이 열리는 셈이다.

    반도체업계에선 이 같은 분위기에 반색했다. 블랙웰 기반의 저사양 칩의 중국 수출이 재개되면 여기에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곳이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AI 가속기에 SK하이닉스의 HBM3E 8단과 12단 제품이 탑재되고 있는데 여기에 저사양 중국향 칩까지 수출이 재개되면 적어도 HBM3E 8단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아직 엔비디아 공급망에 입성하기 위해 퀄테스트를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HBM3E도 중국 수출 재개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HBM3E의 물량에 한계가 있고 이미 내년 생산 물량까지 거의 완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엔비디아도 HBM3E를 조달받을 새 공급처를 구하는 일이 시급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HBM3E 물량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삼성전자라는 평가다. 일각에선 이미 삼성의 엔비디아 퀄테스트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는데, 양사가 이번 중국 수출 재개를 기점으로 공급 계약을 위한 과정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게 될지도 주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 대미 관세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워싱턴 출장길에 오른 이후 글로벌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엔비디아와의 막판 협상을 추진하며 반도체 사업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