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스바이오, 올해 유일 코넥스 상장사…신규 상장 신청‘제로'투자자 발길 끊겨 … 거래량·거래대금, 전년比 43%·9%씩 급감“코넥스 시장의 기능·역할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재설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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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tGPT 생성.
코넥스 시장이 이재명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에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규제 완화로 기업들의 발길이 끊기며 중간 기착지로써의 역할마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13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시스템 카인드(KIND)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전자약 개발 스타트업 오션스바이오가 유일하다. 세븐브로이맥주, 팡스카이 등 두 곳에 그쳤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한 곳이 더 줄었다.코넥스 시장의 신규 상장 기업 수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22년에는 14곳이 입성하며 당시 유가증권시장(6곳)보다 많았고 2023년에도 14곳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6곳에 그치면서 절반 이상이 줄었다.올해 거래소에 코넥스 상장을 신청한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션스바이오도 지난해 12월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작년 이 기간에는 팡스카이가 접수한 1건이 전부였다. 연도별로는 ▲2022년 15건 ▲2023년 13건 ▲2024년 6건이다.이에 증권사들의 지정 자문인 상장 실적은 급감했다. ‘코넥스 지정 자문인 강자’로 정평이 나 있는 IBK투자증권은 2023년 5건, 2024년 3건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새내기주인 오션스바이오의 지정 자문인은 교보증권이 맡았다.투자자들의 발길도 끊겼다. 연초 이후 코넥스 시장의 누적 거래량·거래대금은 각각 7988만9000주, 2979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억4027만1000주·3287억6700만원) 대비 43.05%, 9.37%씩 줄어든 수준이다. 코넥스 시가총액은 12일 기준 3조62억원으로 1년 전(3억8112억원)보다 21.12% 감소했다.코넥스는 지난 2013년 개설된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 시장이다. 창업 초기 소규모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고 모험자본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코스닥 상장 전 투자자들을 만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일종의 ‘중간다리’ 역할을 맡아왔다.하지만, 기술 특례상장, 성장성 특례상장, 이익 미 실현 특례상장 등 코스닥 상장 규제가 완화되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직상장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실제 지난해 기술 성장 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수는 42곳으로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시장에서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요건을 다시 강화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도록 유도하거나 코스닥 시장과 대비되는 획기적인 우수 기업 상장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시장과 적절한 차별화를 유지할 수 없다면 코스닥·코넥스 시장의 통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넥스 시장은 개설 초기 여러 가지 미흡했던 사항을 개선하며 성장했으며 본래 목적인 상장사의 코스닥 이전상장도 적절하게 이뤄졌지만, 코스닥 상장요건이 크게 완화되면서 코넥스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며 “코넥스 시장의 부진 현상을 근본적으로 타개하기 위해서는 코넥스 시장의 기능·역할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금융당국에서도 마냥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거래소는 지난해 자본시장연구원에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의뢰해 코스닥·코넥스 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올해 초 발표된 ‘IPO(기업공개)·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정은보 거래소 이사장도 연초 신년사를 통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과 투자자 신뢰 제고 차원에서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 구조 개편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최근에는 코스닥 시장을 떠나려는 수요도 있고 투자자의 신뢰를 얻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 대해 ‘전체 구조적 측면에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냐’는 문제의식에서 정책 당국, 연구소와 함께 연구를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아직까지 시장 활성화를 위한 뾰족한 수가 없어 당국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업 지원 확대·설명회 개최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시장 구조 개편의 경우 금융당국과 논의 중이지만, 신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금융당국 조직개편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