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예비 판결문 공개… 영업 침해 대부분 인정14년8개월간 中 패널 제재… 제한적 수입금지애플 공급망 재편 조짐… 삼성·LG 반사이익 기대
  • ▲ 삼성디스플레이 용인 신사옥 SDR 전경ⓒ삼성디스플레이
    ▲ 삼성디스플레이 용인 신사옥 SDR 전경ⓒ삼성디스플레이
    BOE를 비롯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미국에서 제재를 받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약 15년간 미국 내 중국 디스플레이 성장이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며 애플 공급망에 들어가 있는 삼성, LG가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11일 중국 BOE를 비롯한 자회사 7곳 등 총 8개 회사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탈취하는 등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는 취지의 예비 판결을 내렸다. 최종 판결은 오는 11월에 나온다.

    최근 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ITC는 중국 업체의 기술 탈취를 인정해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개발에 투자한 14년8개월 동안 중국 기업을 제재하기로 결정했다. 제한적 수입금지(LEO)를 통해 부당이익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997년 OLED R&D(연구개발)에 착수해 사업을 육성했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BOE가 별도의 R&D 없이도 대규모 패널 양산을 시작하며 삼성디스플레이는 BOE가 영업비밀을 부정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BOE가 OLED 사업에 진출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전현직 직원을 채용하고, 협력사들을 접촉해 영업비밀을 빼내왔다는 것이다. ITC는 BOE의 영업비밀 침해 등에 대해 대부분 인정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상 BOE가 미국 내에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에 제동이 걸리며 애플 또한 공급망 재편에 나설지 업계 관심이 모인다. 애플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BOE, LG디스플레이로부터 소형 OLED 패널을 공급받고 있다. BOE가 낮은 단가를 무기로 납품 비중을 늘리며 시장에선 삼성과 LG의 점유율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직접 수입되는 OLED 패널만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애플이 다른 나라에서 아이폰을 생산해서 들여올 경우엔 해당되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애플 역시 기술을 탈취한 기업의 패널을 쓰기엔 여러 부담이 있을 것이고, 미국 내에서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