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됐으나 여전히 25% 품목 관세 유지실제 인하 적용 지연 시 수익성 악화 불가피50여 일 소요 예상 … 한미 정상회담 맞춘 인하 기대도
  • ▲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등 한국 협상단이 한미 관세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X
    ▲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등 한국 협상단이 한미 관세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 X
    한미 양국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발효 시점이 지연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고민이 큰 모습이다. 특히 올해 2분기 막대한 관세 타격을 입은 현대차그룹은 인하 지연 적용 시 매달 수천억 원의 손실을 떠안게 돼 재빠른 관세 인하 적용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달 인하된 관세율의 실제 적용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행정명령 발표 시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인하했다.

    그러나 협상 타결 보름이 지난 현재 시점까지 상호관세를 제외한 품목관세는 여전히 25%로 부과되고 있다. 품목별 관세는 상호관세와 달리 별도 근거에 따라 부과하기 때문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적인 행정명령 서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하 소식에 안도했는데, 현장에선 여전히 25%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어 실제로 적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라며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하루라도 빨리 나오길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과의 자동차 품목 관세 발효 시점은 다음 달 중순께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한국에 앞서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에 자동차 관세 인하가 적용되기까지 약 50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베선트 장관은 “영국의 경우 자동차 관세 인하 합의부터 실행까지 약 50일이 걸렸다"라며 "미·일 합의는 이뤄졌지만 50일보다 짧을 수도, 길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같은 '50일 이후' 기준을 한국에 적용한다면 9월 중순이 넘어서야 자동차 관세 적용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는 걱정이 태산이다. 앞서 25%의 품목관세 부과로 지난 2분기 큰 손실을 본 바 있어 협상안 적용 시점이 늦춰지는 것에 대 우려가 큰 상황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미국 관세 영향으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액이 각각 8282억 원, 7860억 원을 기록했다. 총 1조6142억 원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이를 단순 계산하면 현대차그룹은 25% 관세 유지 시 한 달간 약 538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을 앞당기고, 중장기적으로는 세제 지원 같은 구조적인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응 지난 8일 미국 상무부와 협의를 통해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달 25일 열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행정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각종 '정치 이벤트'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품목관세를 없애는 행정 명령을 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자동차 및 부품 품목관세가 빠른 시일 내 수출 현장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라며 "자동차 업계가 국내 생산 기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 등 정책적 지원을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