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어메니티 브랜드 첫 출시 … 호텔 경험을 일상 소비로 확장상반기 흑자 전환 속 신규 매출원 확보 … 다각화 전략 가속국내 호텔업계 전반 확산 … 화장품 넘어 주류까지
  • ▲ ⓒ호텔롯데
    ▲ ⓒ호텔롯데
    K-뷰티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호텔롯데가 화장품 유통·판매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수익성 둔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체질 개선 성과를 내고 있다. 화장품 사업을 통한 브랜드 차별화가 새 성장동력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18일 호텔롯데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5월 이사회에서 정관에 화장품 판매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결의했고 6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 목적 변경을 승인했다.

    호텔롯데는 "자체 브랜드(PB) 어메니티 상품 판매를 통해 호텔 이용 경험을 일상으로 확장하고 신규 매출을 창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개발·운영은 커머스비즈니스팀이 맡고 품질·안전 관리는 상품안전팀이 담당한다. 초기 투자비용은 약 6100만원으로 호텔롯데는 자사 온라인몰 롯데호텔 이숍(e-SHOP)을 시작으로 외부 유통 채널을 확대해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이달 초 욕실 어메니티 4종 에미서리.73(Emissary.73), L7 호텔의 데페이즈모(Depaysmo), 롯데시티호텔의 컨포이즈(Con:Poise), 롯데리조트의 그랑드리(Ground’re) 등을 출시했다.

    제품은 250년 역사의 스위스 향료 기업과 2년간 협업해 독자 향을 개발했고 코스맥스와 제작하고 롯데케미칼의 친환경 소재(ECOSEED r-PP)를 적용했다. 비건 인증과 피부 자극 테스트도 마쳤다.
  • ▲ 롯데호텔의 에미서리.73 ⓒ롯데호텔
    ▲ 롯데호텔의 에미서리.73 ⓒ롯데호텔
    이번 진출은 K-뷰티 성장세에 올라탄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달러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55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가까이 늘었다.

    호텔롯데 뿐만 아니라 국내 호텔업계 전반에서도 PB 어메니티를 일상 소비재로 확장하려는 흐름이 뚜렷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더 플라자는 자체 브랜드 P-컬렉션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사 이름을 내건 주류 상품도 출시한다. 아난티는 서울 경복궁 쌀 100%로 빚은 아난티 생막걸리를 선보여 온라인몰 이터널 저니를 통해 판매 중이이다. 파라다이스는 2014년 설립한 와인 전문사 비노파라다이스를 앞세워 관련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실적 회복세를 발판으로 신사업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매출은 1조4191억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36억원에 그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조1659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본업의 안정화와 동시에 화장품 유통·판매를 비롯해 시니어 레지던스 등 신규 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VL(Vitality & Liberty) 브랜드를 앞세워 시니어 주거 시장에도 진출했다. 올해 1월 부산 기장의 VL 라우어에 이어 오는 10월 서울 마곡에 VL 르웨스트를 개관할 예정이다.

    서광덕 삼정KPMG 부동산자문팀 전무는 "국내 호텔 시장은 이미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들어섰다"며 "호텔 기업들은 신규 시장 개척과 더불어 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