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쉐론·디올·다미아니 이어 제이에스티나까지 가격 조정국제 금값 1년 새 33%↑ … 다이아몬드 최고 등급도 상승세원화 약세·명품 충성도 맞물리며 인상 흐름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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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디에 두보 ⓒ세정그룹
주요 주얼리 브랜드들이 판매가를 줄줄이 올리고 있다. 국제 금값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최근 수요 확대가 겹치며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특히 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가 즐겨 찾는 브랜드가 많아 실수요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세정그룹의 주얼리 브랜드 디디에 두보는 9월4일부터 제품 가격을 평균 14% 인상한다. 제품별 인상 폭은 다소 차이가 있다.
세정 관계자는 "타 브랜드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는 가운데 디디에 두보는 올해 처음으로 가격을 조정한다"며 "계속되는 금값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도 고객에게 고품질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도 주요 명품 주얼리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이 이어졌다. 부쉐론은 22일 제품 가격을 약 6% 올렸다. 2월에 이어 두 번째 인상으로 대표 라인 쎄뻥 보헴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이어 8일에는 크리스챤 디’이 일부 주얼리 가격을 5% 인상했다. 14일에는 다미아니가 평균 10% 인상했으며 21일에는 국내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도 일부 제품 가격을 10~15% 올렸다.
업계는 금값 상승과 원자재 비용 증가가 전반적인 가격 인상의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국제 통계 플랫폼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제 금값은 온스당 약 3350달러 선으로 한 달 전보다 소폭 낮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33% 급등했다. 달러 약세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리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이아몬드 역시 최고 등급을 중심으로 가격이 뛰었다. D/FL(컬러 D·무색, 무결점 등급)은 전월보다 2.1% 오른 캐럿당 1만2353달러를 기록했고 E/FL(컬러 E·거의 무색, 무결점 등급)도 상승했다.
여기에 원화 약세까지 겹치며 수입 원가 부담이 가중됐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00원대에 육박했고 최근에도 1400원대에 근접하고 있다. 정치·관세 리스크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다.
업계는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가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환율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현행 가격대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은·크리스털을 주력으로 하는 스와로브스키도 예외는 아니다. 다음달 4일부터 국내 판매 제품 대부분의 가격을 4~8% 올릴 예정이다.
한국 소비자의 특수한 소비 행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명품 유통업체 블루벨 그룹 조사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73%는 "가격이 올라도 명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명품을 투자 상품으로 인식한다는 응답도 76%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값과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외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흐름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