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상반기 영업손실 1504억으로 적자 지속고려아연 '최대' 매출·이익… 실적 성적표 극명영풍 환경오염 이슈 진행형… '경영능력' 도마고려아연 중간배당 생략에 '투자자 기만'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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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내 안전교육센터 전경.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의 올 상반기 실적 희비가 크게 갈린 가운데 여론 전선이 팽팽하게 갈려 눈길을 끈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여파로 적자를 지속,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오른 반면 고려아연은 실적 호조에도 약속했던 배당에 나서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1조17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5% 축소됐고, 영업손실은 1504억원으로 적자를 유지했다. 영풍은 2023년 -1698억원, 지난해 -1607억원에 이어 3년째 적자를 지속 중으로, 올 들어 손실폭을 키우며 수익성이 크게 약화했다.철강과 이차전지 등 관련 시장 업황 부진이 좋지 않은 데다 조업률 하락 등 악재가 겹치며 부진한 성적을 냈다. 철강 부식 방지에 쓰이는 아연을 생산하는 영풍의 석포제련소는 과거 폐수 유출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58일간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다.석포제련소의 가동률은 2022년 평균 81.3%, 2023년 80.1% 수준에서 지난해 52.1%로 떨어졌고 올 상반기엔 35%로 더 축소됐다. 가동률 급감과 함께 상반기 아연괴 생산량은 6만9880톤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0.2%, 황산 생산량은 11만9360톤으로 43.2% 각각 줄었다.주력인 제련사업이 조업정지로 직격타를 입은 사이 영풍의 연결기준 매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영풍전자, 코리아써키트, 테라닉스 등 전자부품 계열사들의 부진도 뼈아팠다. 영풍의 전자부품 부문 계열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87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8% 감소했다.반면 고려아연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으로 7조원 이상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려아연의 상반기 매출은 7조6582억원, 영업이익은 5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9%, 16.9% 증가했다.고려아연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아연-연-동 통합공정’을 운영하면서 아연 및 연정광에 포함된 극소량의 희소금속 12종을 추출하는 역량을 보유했다. 전략광물 가운데서도 난연성이 우수해 방위산업의 핵심소재로 쓰이는 안티모니가 호실적을 이끌었다.상반기 누적 안티모니 판매량은 2261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9.9% 증가했다. 판매액은 306억원에서 1614억원으로 5배 이상 불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압박이 가중되는 가운데 고려아연은 연내 100톤 수준의 안티모니를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고려아연이 시장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판단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영풍은 상대적으로 성장동력 투자에 소홀했고, 경영권 분쟁에 집중하면서 주력사업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특히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논란이 현재진행형으로, 영풍의 실적 개선 시기가 요원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환경부와 봉화군은 석포제련소가 토양정화명령을 불이행했다고 판단, 조업정지 10일 처분과 함께 형사고발 등 행정처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려아연도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형국이다. 고려아연은 호적을 발표하면서도 중간배당을 시행하지 않기로 해 주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한 당시에는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배당 확대를 강조했던 고려아연이 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약속을 어겼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고려아연은 최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중간배당 없이 결산배당만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1조8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감안해 올해까지 중간배당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려아연은 2023년과 2024년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더구나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주주환원 확대를 약속했다.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배당은 생략돼 오히려 주주환원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고려아연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204만30주, 발행 주식의 약 10%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다만 이는 경영권 분쟁 시기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공개매수를 통해 대량 매입한 약 1조8000억원 규모를 소각하는 일환이어서 온전한 주주환원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