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완공 앞둔 5조원 규모 해상 풍력발전 중단명령

미국 연방정부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로드아일랜드주에 건설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 건설 중단을 명령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생에너지 산업을 공격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로이터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해양에너지관리국(BOEM) 매슈 지아코니 국장대행은 지난 22일 로드아일랜드주 '레볼루션 윈드' 풍력발전 사업 시행사인 오르스테드에 서한을 보내 모든 건설활동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서한엔 건설중단 명령 사유는 적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로드아일랜드 연안에 65개 터빈을 세우는 해상 풍력 프로젝트로 공사비는 총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터빈의 70%가량이 세워진 상태다.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로드아일랜드와 코네티컷주 35만가구 이상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최대 해상 풍력발전 기업으로 꼽히는 덴마크 오르스테드가 맡은 이 사업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필요한 모든 인허가를 받아 내년 봄에 완공될 예정이었다.

오르스테드 측은 성명을 내고 법적 절차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코네티컷주 윌리엄 통 법무장관도 주정부가 코네티컷 이익을 지키기 위해 모든 법적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기후변화를 부정하며 연일 재생에너지 산업을 공격해왔다.

지난 20일엔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풍력과 태양광 발전을 "세기의 사기극"이고 비난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어리석음의 시대는 끝났다. 풍력과 태양광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취임 후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각종 세액공제와 보조금, 대출제도를 폐지하면서 풍력·태양광 사업을 승인받기 어렵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각종 사업이 줄줄이 중단 및 취소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에도 롱아일랜드 연안에 건설 중인 50억달러 규모 풍력 프로젝트 '엠파이어 윈드' 공사중단을 명령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캐시 호철 주지사가 연방정부와 한 달간의 줄다리기 협상에 나섰고 겨우 공사가 재개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취소된 미국의 청정에너지 개발사업 규모는 186억달러(약 25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사업취소 규모인 8억2700만달러의 22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