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 'AI 캠퍼스' 참여…MOU 체결시공·기자재조달 우위…대형원전·SMR 진출 고삐트럼프 해상풍력에 "사기극"…5조원대 사업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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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신사업으로 주목받던 원자력발전(원전)과 해상풍력 전망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전 경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국내 건설사들의 현지진출 기대감이 높아진 반면 해상풍력은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시장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건설사들은 "시장상황이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 에너지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의 미국 원전 프로젝트 참여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팀 코리아'를 이뤄 현지시장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다.업계 기대감이 가장 큰 프로젝트중 하나는 'AI 캠퍼스'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 2335만㎡ 부지에 세계 최대규모인 11GW급 에너지복합센터를 짓는 것으로 대형원전 4기와 소형모듈원전(SMR), 데이터센터 등이 포함된다.지난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과 연계돼 진행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선 국내 건설사와 미국 현지기업간 AI 캠퍼스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날 삼성물산은 한수원,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와 해당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현지 에너지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삼성물산은 2023년 7월 에너지솔루션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에너지 관련 신사업 확장에 주력해왔다. 지난달엔 UAE원자력공사와 원전시장 개발·투자협약을 체결하며 중동 에너지시장 진출 기대감을 높였고 유럽에선 지난 4월 루마니아 원전 1호기 설비 개선 프로젝트를 수주했다.현대건설도 AI 캠퍼스 프로젝트 참여를 가속화하며 미국 원전시장 선점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31일 현대건설은 페르미 아메리카와 AI 캠퍼스 프로젝트 관련 기획·설계, 설계·조달·시공(EPC) 등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웨스팅하우스, 홀텍 등 미국 원전기업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에는 웨스팅하우스와 컨소시엄을 이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원전 신규 건설공사를 수주했고, 홀텍과는 미국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부지에서 첫 SMR 착공을 앞두고 있다.건설업계에선 트럼프 집권기간 국내 건설사들의 현지 원전시장 진출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신규원전 건설이 멈춘 상태"라며 "이로 인해 웨스팅하우스 등 원전기업도 설계기술만 우수할 뿐 시공·기자재조달 능력은 떨어져 국내 건설사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꽤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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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해상풍력업계는 향후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잇단 견제와 프로젝트 취소로 시장 성장 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었다.로이터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로드아일랜드주에 건설중인 40억달러(5조5000억원) 규모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인 '레볼루션 윈드'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 프로젝트는 로드아일랜드 연안에 총 65개 해상풍력 터빈을 세우는 것으로 현재 공정률은 70% 정도다.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기업인 덴마크 오르스테드가 맡은 이 사업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아 내년 봄에 완공될 예정이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후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새액공제와 보조금, 대출제도를 잇따라 폐지했다. 이로 인해 관련사업들이 줄줄이 중단되거나 취소됐다.지난 20일엔 트럼픅 대통령이 SNS에 글을 올려 풍력과 태양광발전을 "세기의 사기극"이고 비난하기도 했다.해상풍력을 신사업으로 중점 육성해왔던 국내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대우건설은 지난해 네덜란드 모노베이스윈드와 공동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15㎿급 해상풍력 부유체 자체모델을 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11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노르가 주도하는 750㎿급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기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또한 SK에코플랜트 해상풍력 자회사인 SK오션플랜트는 지난 25일 2800억원 규모 대만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건설공사를 따냈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아직 국내시장이 크지 않아 해외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영토 확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잇단 보이콧으로 풍력산업 전체가 존폐 위기에 내몰리면서 향후 신규발주 및 수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