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적 판매 8963대… 볼보 제치고 4위 올라독일 차 공습에 밀렸지만 점유율 16년 만에 최대하이브리드 名家… 중장년 충성고객 입지 '탄탄'
  • ▲ 렉서스 ES300h. ⓒ렉서스코리아
    ▲ 렉서스 ES300h. ⓒ렉서스코리아
    올해는 수입차가 한국에 상륙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국내 등록된 수입차는 360만 대로, 그간 수입차는 소수 계층만 타는 차에서 누구나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으로 변모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입차 왕좌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도 선두권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렉서스, 볼보, 포르쉐, 아우디, 폭스바겐 등 5개 수입차 업체의 위치와 판매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렉서스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제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오랫동안 강세를 보여 온 하이브리드차(HEV) 중심의 판매 전략이 '전기차 캐즘'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렉서스가 과거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했던 두 자릿수대 점유율을 회복, 과거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렉서스는 올해 1~7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0% 성장한 8963대를 판매했다.

    이는 수입차 브랜드 4위 기록으로, 지난해보다 한 계단 높은 순위다. 같은 기간 판매량이 전년보다 9.5% 줄어든 7782대를 기록한 볼보자동차코리아는 4위 자리를 렉서스에 내주고 5위로 내려앉았다.

    렉서스는 특히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5.4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연간 기준 지난 2009년(8.28%) 이후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실제로 렉서스는 지난 2020년(3.24%)부터 줄곧 4% 미만 대 점유율을 거두다 2023년(5.00%)부터는 5%대를 유지하며 점유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업계에선 렉서스가 과거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누리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 수입차 시장은 렉서스를 필두로 일본차들이 장악하다시피 했다. 일본차 고유의 높은 품질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안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2001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렉서스의 경우 세단인 'ES 300'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강남 소나타'라는 별칭을 받기도 했다.

    그 결과 렉서스는 2007년까지 수입차 시장에서 두 자릿수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5년과 2006년엔 BMW를 밀어내고 무려 수입차 시장 1위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일본차의 3대 악재가 순차적으로 터지면서 국내 시장에서 렉서스의 입지도 크게 줄었다. 2009년 결함 논란으로 인한 토요타·렉서스의 대규모 리콜 사태, 2011년 일본 대지진에 엔화강세까지 더해져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2012년 순위가 8위까지 떨어졌다.
  • ▲ 렉서스 NX350h. ⓒ뉴데일리DB
    ▲ 렉서스 NX350h. ⓒ뉴데일리DB
    렉서스는 이후 조금씩 점유율을 회복했다. 특히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독일차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 이른바 '노재팬 운동'이 진행되고 전기차 대세까지 가세하면서 다시 한번 판매 부침을 겪었다. 2020년에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27% 이상 감소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렉서스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특히 최근 캐즘으로 인해 전기차가 판매 부진을 겪은 데 따른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실제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01만2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는 등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판매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2만8478대로 전년 대비 21.6% 늘었다. 전체 신차 판매량(84만2685대)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는 비율은 27.1%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렉서스에 대한 주목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실제 렉서스 올해 렉서스 전체 판매 차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이 99.7%를 웃돈다. 올해의 경우 스테디셀러 세단 ES300h(3752대)를 비롯해 각각 SUV 모델인 NX350h(2321대), RX350h(816대), UX300h(565대) 등이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렉서스코리아가 올해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차를 판매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렉서스가 자부하는 품질 신뢰성과 안정적인 애프터서비스(A/S) 경쟁력을 기반으로 40~60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판매 동력을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렉서스는 오랫동안 지켜온 브랜드 신뢰도가 가장 큰 장점"이라며 "특히 하이브리드 세단의 교과서로 불리는 ES300h의 경우 최근과 같이 하이브리드가 재주목받는 상황에서 최강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