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랄 일 있을 것" 예고했지만, 금요일까지 감감무소식28일 은행권 간담회서도 대본만 읽고 백브리핑 생략소보처 분리·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 개편 시나리오만 무성금융권 긴장만 고조, 대응책 마련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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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진 금감원장 ⓒ연합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중대발표'를 예고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구체적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놀랄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발언 이후 금융권 안팎은 각종 시나리오를 쏟아내며 긴장감을 키우고 있으나, 정작 당국의 공식 움직임은 감감무소식이다. 발표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금융권은 마른침만 삼키고 있는 형국이다.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취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놀랄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조직개편, 인사 개편 등 굵직한 의제가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쏟아졌다.이후 이 원장이 28일 진행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생산적 금융, 가계부채 관리, 은행권 혁신 등을 과제로 제시하며 원론적 메시지를 강조했지만, 현장에서 별도의 백브리핑은 생략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조직개편이나 인사 관련 언급이 빠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못한 것.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기대감만 높아지고 발표가 지연되면서 내부 대응책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금융권이 가장 주목하는 대목은 금융소비자보호처(소보처) 분리 여부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이 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만큼 발표 카드로 일찌감치 거론됐다. 다만 금감원 노조는 "소보처 분리는 실질적 소비자 보호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개편안이 현실화할 경우 내부 반발은 불가피하다.임원 인사도 시급한 현안이다. 현재 자본시장 담당과 보험 담당 부원장보 자리가 공석인 가운데, 내부에서는 황선오 기획전략 부원장보, 이승우 공시조사 부원장보, 서재완 금융투자 부원장보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보험 부문에서는 서영일 인사국장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 원장이 취임 후 곧바로 '전원 사표 제출→선별 재신임'이라는 전통적 관행을 꺼낼 경우, 충성도 위주의 인사라는 비판이 재현될 수 있다.더 큰 불확실성은 정부 조직개편론과 맞물려 있다. 대통령실은 9월 국무회의에서 금융위 해체, 기재부 이관 등 굵직한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당초 연말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논의가 이 원장의 발언 이후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금융권의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감독기관 수장의 '깜짝 발표' 예고가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대발표가 조직개편과 인사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면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금융권의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