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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기 MLCC.ⓒ삼성전기
인공지능(AI) 시대 개화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AI 서버 전원(Power Supply)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AI 서버 전원에는 수천 개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탑재되는 만큼, 이를 주력으로 공급하는 삼성전기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데이터센터 증설과 AI 서버 설치 확대가 맞물리며 AI 서버 전원 장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AI 서버 전원은 서버 안에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핵심 칩들이 필요로 하는 전기를 알맞게 바꿔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장치를 말한다. 단순히 외부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것이 아니라, 각 반도체가 요구하는 전압과 전류를 실시간으로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한다.
AI 서버 한 대는 일반 서버보다 수 배 많은 전력을 소모해 순간 전력 변동이 크다. 이를 잡아주지 못하면 서버가 멈추거나 연산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에, GPU와 메모리에 맞춤형 전력을 공급하는 정밀한 전원 체계가 필수적이다. AI 시스템 안정성과 직결되면서 관련 장치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AI 서버 전원은 향후 조 단위, 1000억 위안(한화 약 19조5000억원) 이상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2027년 사이 전원 모듈 시장은 연평균 110%, 전원 칩 시장은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PSU(전원공급장치), PDU(전원분배기), BBU(배터리 백업), DC-DC 변환 모듈(VRM·PDB) 등 전원 기기 전반이 직접적인 수혜 분야로 꼽혔다. 또 차세대 전원 기술로 GaN·SiC 반도체 확대, 800V 고전압 직류(HVDC) 아키텍처 도입, 지능형 전원 관리 확산이 언급됐다.
AI 서버 전원 수요가 늘면서 MLCC도 함께 각광받고 있다. MLCC는 전압 출렁임을 막고 전류를 순간적으로 안정화해 주는 ‘쿠션’ 같은 역할을 한다. GPU가 동시에 연산을 수행할 때 전력 수요가 급격히 튀는데, 이를 보정해 주는 부품이 바로 MLCC다. AI 서버 전원에는 이 MLCC가 필수적이다.
AI 서버는 여러 개의 GPU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에 전기를 쓰는 양이 갑자기 늘거나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만약 이때 전기를 즉시 맞춰주지 못하면 서버가 꺼지거나 계산이 틀어질 수 있다. MLCC는 이런 상황에서 잠깐 전기를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내주고, 넘칠 때는 흡수해 주는 역할을 한다. 업계에 따르면 AI 서버 전원부에는 일반 서버보다 8~10배 많은 MLCC가 들어간다. GPU 보드 하나에 수천 개의 MLCC가 탑재되는 경우도 있다.
시장에서는 AI 서버 전원 시장 성장으로 삼성전기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AI 서버 전원에 수천 개 단위의 고성능 MLCC가 기본적으로 탑재돼야 하는 만큼, 대량 생산 능력과 품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은 많지 않다.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을 확보한 바 있다.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은 2분기 1조280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2조7846억원의 46%에 해당한다. 삼성전기는 최근 서버·자동차용 고용량 MLCC 생산을 확대하며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 전원은 고성능 반도체의 성능을 실제로 구현하게 해 주는 핵심 인프라”라며 “삼성전기는 이미 대량 양산 능력과 품질 신뢰성을 입증한 만큼, AI 시대 전원 시장에서 입지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