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정보기술’ 지수, 0.99% 상승 … 산업지수 중 4위삼화콘덴서, 19% 폭등 … 삼성전기 등 MLCC 전반 강세글로벌 빅테크 AI 서버 투자 확대 … MLCC 업황 개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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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관련주들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일반 서버 대비 전력 소모량이 10배 큰 AI 서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MLCC 업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LCC 관련주들이 포함된 ‘KRX 정보기술’ 지수는 전장(1568.14)보다 15.57포인트(0.99%) 오른 1583.7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스피(0.38%)·코스닥(0.35%) 지수 수익률을 웃도는 수치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 4위다. 이날 ‘KRX 300 정보기술’ 지수도 0.91% 상승 마감했다.

    주요 종목별로 살펴보면 삼화콘덴서는 19.21%나 급등했는데, 이 영향으로 해당 종목이 포함된 ‘KRX FactSet 디지털 인프라 지수’가 1.18% 오르며 34개 테마형 지수 중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61만주, 5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MLCC 관련주로 꼽히는 ▲아바텍(5.47%) ▲코칩(2.98%) ▲한울반도체(2.74%) ▲삼성전기(2.53%) ▲네온테크(2.28%) ▲코스모신소재(1.45%) ▲대주전자재료(0.44%)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증권가의 MLCC 업황 개선 전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MLCC란 전자 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으로 대부분 전자기기에 필수적인 만큼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AI 서버의 경우 전력 소모량이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 높아 전류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고용량·고전압 MLCC 탑재가 요구된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MLCC 기업들의 수혜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미 일본 무라타, 삼성전기 등 선두 업체의 3분기 가동률은 9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오는 2026년에는 공급 부족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삼성전기 기준 현재 재고는 적정 수준인 40일을 밑도는 4주 이하로 가동률 상승과 재고 축소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전방 수요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객사들이 단납기를 요구하며 재고 정책을 보수적으로 운영 중인 데다 서버·전장 등 응용처에서 판매 속도가 생산 속도를 앞지르고 있어서다.

    고선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MLCC는 서버향 수요 확대의 핵심 축으로 부상 중으로 AI 서버는 과거 모바일 대비 수십에서 수백, 수천 개에 달하는 MLCC 탑재가 요구되며 이는 단순한 수량 확대를 넘어 고용량 및 고온 대응이 가능한 고부가 제품에 대한 수요로 직결되고 있다”며 “AI 서버 투자 확산→첨단 부품 채택 증가→부품 수요 고도화→글로벌 공급망 경쟁 심화→한국 업체의 구조적 성장이라는 일련의 과정 속 국내 기업들은 단순 보조 공급자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MLCC 기업 가운데 삼성전기가 최대 수혜주로 지목된다. 삼성전기의 올해 상반기 기준 MLCC 시장 점유율은 약 25%로 무라타에 이어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산업·전장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MLCC 수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삼성전기에 대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가능한 구간이 도래했다”며 “삼성전기를 포함해 고부가 MLCC 수요에 대응 가능한 메이저 업체들의 가동률은 하반기 90%대에 진입했으며 AI 서버 신제품 출시, 800G 네트워크 침투율 증가 등 고려시 2026년에는 MLCC 수급은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돼 공급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기의 컴포넌트 사업부뿐만 아니라 패키지 사업부도 2026년까지 복수의 AI 가속기 고객사를 확보해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AI 가속기·서버용 FC-BGA는 PC용 대비 면적은 2배 이상 넓으며 층 수는 1.5~2배 수준으로 생산량 축소(Capa Loss)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대형 고객사 확보는 삼성전기 패키지 기판 사업부에 대한 리레이팅 요소로 충분하다”며 “광학솔루션 사업부 또한 전략거래선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 호조로 실적 상향 여력이 상존하며 휴머노이드 로봇향 카메라 모듈 공급도 준비 중에 있어 향후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