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켐비SC, 8월31일 FDA 승인 여부 결정 … 환자 편의성↑레켐비IV 제형, 2분기 매출 20% 증가 … 항체 신약 중심으로 시장 재편치매 치료제 성장, 진단 시장 확대와 직결 … 뇌영상 수요 증가
  • ▲ 치매 치료제 '레켐비'. ⓒ에자이
    ▲ 치매 치료제 '레켐비'. ⓒ에자이
    치매 치료제 시장에도 자가 투여가 가능한 주사제형이 곧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 피하주사(SC) 제형에 대한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여부가 오는 8월 31일 결정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레켐비는 지난 2023년 7월 FDA로부터 정맥주사(IV) 제형으로 처음 허가를 받았다. 환자들은 2주마다 병원을 방문해 약 한 시간 동안 투여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레켐비 투여 전후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뇌부종·출혈 등 부작용 모니터링도 해야 돼 최소 반나절 이상 소요됐다. 

    하지만 레켐비SC 제형이 승인되면 환자들은 집에서도 손쉽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에자이는 레켐비SC 제형 용량 360mg을 15초 내외로 투여할 수 있어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 매출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에도 신경과에서 레켐비 투여하는 환자를 연간 20여명정도 밖에 못본다"면서 "레켐비IV 제형 투여 시 인력과 수고가 많이 들어갔는데 SC 제형이 출시되면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인 레켐비의 매출 성장세도 가시화하고 있다. 레켐비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한 약 6300만 달러(약 873억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내 처방 건수도 34% 늘어나며 확산세를 보여줬다. 

    에자이는 이달 말 예정된 레켐비SC 제형의 미국 FDA 허가 여부가 제품군 매출 확대에 또 다른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치매 치료제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30억~19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3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7~9%의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는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 계열의 경구 치료제가 여전히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항체치료제인 레켐비와 릴리의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 등 질병 진행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신약이 등장하면서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치매 치료제 시장에도 SC 제형이 출시되면 환자 접근성이 높아지며 투여 환자 수도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치매 치료제의 성장세는 진단 시장 확대와 직결된다. 레켐비가 미국에 출시된 2023년에는 진단과 치료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 환자 수 목표치(1만 명)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진단 기술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며 처방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도 뉴로핏 등 진단 기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뉴로핏 관계자는 "레켐비SC 제형 등이 출시 될 경우 환자 편의성 증대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투여받는 환자 수가 늘어나게 되고, 치료 전 진단·치료 효과 검증·부작용 모니터링 등 과정에서 뇌영상 분석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