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파운드리 다 밀리는데… 삼성 노조 "SK처럼 성과급 달라"

삼성전자가 다시 노조 리스크에 휩싸였다. 전날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등 역대급 성과급을 확정한 가운데 삼성전자 노조가 다시 성과급 제도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2일 이재용 회장, 전영현 DS 부문장, 노태문 DX부문장을 대상으로 성명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EVA(경제적 부가 가치) 방식으로 이뤄진 성과급 제도를 '깜깜히 성과급 제도'라고 비판하며,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노조는 성명문을 통해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여전히 투명하지 않은 EVA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고수하고 있다"며 "EVA 기준은 직원 누구도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제도'"라고 말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이 높다 하더라도 특정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성과급은 0원이 될 수 있으며 상한선까지 존재한다"면서 "회사는 성과급 개선 TF를 운영하며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지만 이는 또 하나의 '사탕 발림 쇼'"라고 지적했다.

또 "사내 게시판을 보면 직원들의 사기와 회사에 대한 신뢰는 떨어지지 못해 이미 바닥에 와있다"며 "'삼성전자는 답 없다', '어차피 안 바뀌니 받아들이자'는 등의 말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성과급 제도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노조는 "성과급 개선 TF가 아닌 이직 TF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며 "이미 직원들에게 신뢰를 보여주기엔 늦었지만 최소한 변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여달라"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1일 노사 합의를 통해 2025년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합의했다. SK하이닉스는 평균 임금 인상 6%,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40조원에 육박하지만, 삼성전자는 사정이 다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영업이익 32조7260억원에서 12.5% 감소한 28조6438억원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