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자극적인 음식·헬리코박터 감염 등 위험 요인 상존내시경 발전으로 조기진단 증가 … 정기검진이 관건 장재영 경희대병원 교수 "조기 위암은 내시경 절제로 대응"
  • ▲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좌측부터). ⓒ경희대병원
    ▲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좌측부터). ⓒ경희대병원
    위암은 유독 한국인을 괴롭히는 암이다. 세계 암 연구 기금이 발표한 2022년 전 세계 위암 신규 발생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위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27명으로 세계 평균 9.2명보다 3배가량 높았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오는 7일 위암 검진의 날을 앞두고 "위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짜고 자극적인 음식, 발암물질이 포함된 음식 섭취,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손꼽히고 있다"며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흡연이 폐암 위험을 높이는 것처럼 위암 발생 위험을 3배 이상 증가시킨다"고 3일 밝혔다. 

    헬리코박터 감염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람 간 전파, 특히 입을 통한 전파가 주요 경로로 추정된다. 음식을 함께 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등 한국 특유의 식문화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김용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김치·젓갈 등 소금에 절인 전통 음식이 많아 서구보다 위암 발생률이 높다"며 "햄, 베이컨, 소시지 같은 가공육의 색소·보존제 속 아질산염은 소화 과정에서 발암물질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조기발견이 완치율 좌우

    위암은 조기 진단 시 완치율이 95% 이상이다. 하지만 소화불량, 속쓰림 이외 뚜렷한 초기 증상이 없어 발견이 쉽지 않다. 체중 감소, 빈혈, 출혈 등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뒤 나타난다.

    장재영 교수는 "다행히 건강검진 보편화와 내시경 진단 기술 발전으로 위암 조기 발견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암 조직을 특정 색으로 나타내는 영상강화내시경, 최대 1000배까지 확대 가능한 확대내시경 덕분에 미세 암조직 진단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위암은 내시경 절제술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내시경 절제술은 위를 절제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어 회복이 빠르고 삶의 질 저하가 거의 없다. 다만 낮은 확률로 다른 부위에 재발할 수 있어 치료 이후에도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김용호 교수는 "조기 위암이라도 내시경 절제술 범위를 벗어나거나 진행된 위암은 위절제술이 필요하다"며 "위 절제 범위는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전이 가능성이 있는 주변 림프절까지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개복수술이 표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 수술과 손 떨림 없는 정밀 절제가 가능한 로봇수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병기와 환자 상태에 맞는 수술법 선택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