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폐이식' 가장 많이 한 곳은? 세브란스병원, 600례 달성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이 최근 국내 최초로 폐이식 600례를 달성했다.

이번 기록은 지난 2023년 5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폐이식 500례를 넘긴 지 약 2년 3개월 만의 성과다.

5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600번째 수술을 받은 환자는 특발성 비특이성 간질성 폐렴(Idiopathic NSIP)을 앓던 61세 남성 A씨다. 이 질환은 폐가 점차 딱딱해져 호흡 곤란을 유발하는 병으로, 흔히 알려진 세균 감염성 폐렴과는 다르다.

A씨는 수년간 산소치료에 의존했지만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체외막산소공급(ECMO, 에크모)에 의존해야 했다. 에크모는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환자를 돕는 장치로, 사용 단계는 폐이식 대기자 중에서도 가장 긴급한 '응급도 0'을 의미한다.

세브란스 폐이식팀은 지난달 11일 뇌사자 기증 폐를 이식해 7시간 넘는 고난도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수술 이틀 뒤 에크모를 제거할 수 있었고, 환자의 산소포화도와 혈액가스 수치가 안정돼 스스로 호흡이 가능해졌다. 현재는 일반병실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세브란스는 1996년 국내 최초 폐이식 성공 이후 현재까지 국내 최다 수술 건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연간 수술 건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재활의학과 등 다학제 협진 체계를 운영해 수술 전후 관리와 감염 예방, 재활 치료, 장기 추적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진구 폐이식팀장(흉부외과 교수)은 "600례 달성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환자와 가족의 간절한 기다림, 그리고 의료진의 헌신이 모여 이룬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환자들이 건강한 호흡을 되찾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