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병원협회 기자회견서 소아긴급체계 강조 전공의 모집 실패, 소아과 붕괴 현실화 … "시스템도 없다"성과·보상체계 정교화로 전문인력 붙잡아 … 법제화 시급
  • ▲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박근빈 기자
    ▲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박근빈 기자
    소아응급 '뺑뺑이' 사망 사건이 반복되는 가운데 소아청소년병원협회가 준중증 환자를 생활권내에서 진료 종결할 수 있는 '소아청소년병원 2형 모델'의 조속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협회는 "이제는 국가가 나서 제도를 설계하지 않으면 또 다른 아이가 희생될 수 있다"며 정책의 골든타임임을 강조했다.

    가뜩이나 2025년 하반기 전공의 복귀도 딴 세상 얘기다. 소아청소년과로 돌아온 전공의 비율은 20%도 안 되는 실정으로 열악한 의료현장은 바뀌지 않았다. 

    5일 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에서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의료 공백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핵심은 준중증 환자를 지역에서 종결할 수 있는 2형 소아긴급의료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부모들이 더는 응급실을 전전하며 아이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했다.

    소청병협은 최근 발생한 5세 남아 급성 후두염 사망 사건을 대표적 사례로 들며 병상 부족·대기 지연으로 골든타임을 놓친 현실을 지적했다. 지방대병원 소아응급실 축소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지역 안전망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소아 질환은 유행과 대량 발생이 특징인데 1, 2차 기관이 무너지면 3차 병원도 흔들린다"며 "지금은 단순한 논의가 아니라 정책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 소아응급의료 공백 문제가 다시 불거진 이유는

    5세 남아 급성 후두염 사망 사건을 보면 병상 부족, 장시간 대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친 정황이 드러났고 지방대병원 소아응급실 축소 보도는 그 경고가 현실로 드러난 사례다. 지금도 의료 뺑뺑이는 전국 어디서든 반복될 수 있다.

     협회가 제안하는 '소아긴급 의료체계'는 무엇인가

    소아 질환은 유행과 대량 발생이 특징이다. 단순히 3차 병원만 강화해도 1·2차가 무너지면 전체가 붕괴한다. 외래 중심의 1형, 단기 입원까지 가능한 2형, 그리고 3차 병원이 단계적으로 연계돼야 한다. 특히 2형이 없으면 3차 병원은 준중증 환자에 밀려 결국 마비된다. 

    ◆ 왜 지금이 '골든타임'인가 

    전공의가 복귀했지만 지방 거점병원 소아응급실 축소 보도가 이어진다. 위기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게다가 2025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 지원률은 역대 최악이었습니다. 의사가 없으니 시스템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 제도를 만들지 못하면 또 다른 아이가 희생될 수 있다. 

    ◆ 2형 모델의 핵심은 무엇인가

    2형은 준중증 소아환자를 생활권에서 '진료 종결'하는 지역 거점 모델이다. 전문인력·관찰병상·기초검사와 초기 중재 기능을 갖추고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로 성과를 평가한다. 단순히 응급실을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병원 과밀화를 막는 안전장치다. 

     인력 부족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현재 구조는 '희생 모델'이다. 야간·휴일 전문의가 버티기 어렵다. 따라서 성과연동 보상체계와 지자체 지원이 결합돼야 한다. 특히 지방·취약지에는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잘하는 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면 전문인력 유치·유지가 가능하다. 

    ◆ 국회와 정부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소아긴급 의료센터는 이미 국정과제에 포함된 상태다. 지체 없이 법안으로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1형·2형 분류, 성과평가, 차등지원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부모 입장에서 '밤중에 아이가 아프면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불안을 덜어줘야 한다. 지금이 제도화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