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서울대·KAIST 공동 연구팀, 신항원 기반 치료 전략 제시자가암조직 유래 치료물질, 전이 억제·면역항암제 병합 시 효과 극대화난치성 고형암 맞춤형 면역치료 가능성 첫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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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 교수, 서울대 암생물학 협동과정 허유정 박사. ⓒ서울대병원
표적치료제가 거의 없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새로운 맞춤형 면역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성과가 나왔다.서울대병원·서울대·KAIST 공동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환자 암세포에서 얻은 신항원이 포함된 자가종양유래물(TdL)이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폐 전이까지 줄이고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합했을 때는 단독 투여보다 치료 효과가 크게 강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또한 암세포 돌연변이로만 생기는 특이 단백질 조각(신항원)을 나노입자(LNP)에 담아 투여했을 때도 종양 성장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공동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 교수, 서울대 허유정 박사(암생물학 협동과정), KAIST 전상용 교수(생명과학과)·최정균 교수(바이오및뇌공학과, 김정연 박사)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환자 종양 조직에서 도출한 TdL과 신항원을 활용한 두 가지 면역치료 전략을 삼중음성유방암 동물모델에서 검증했다.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5%를 차지하는 아형으로, 여성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와 HER2 단백질이 모두 없어 호르몬 치료제나 HER2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해야 하지만 재발과 전이가 흔해 환자 예후가 매우 불량한 대표적 난치성 암이다.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환자 암세포를 분해해 얻은 신항원이 포함된 TdL 투여 ▲신항원만 선별해 나노입자(LNP)에 담아 전달하는 방법 등 두 가지 전략을 실험했다.실험 결과 TdL을 투여한 경우 종양 성장 속도가 확연히 늦춰졌다. 종양 내부에 면역세포가 더 많이 침투했고, 특히 종양을 공격하는 T세포가 활발히 활성화됐다. 폐 전이 결절 수와 전이 면적도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전이 억제 효과가 확인됐다(p<0.01). 신항원을 LNP에 담아 전달한 경우에도 종양 크기가 유의하게 감소했으나(p<0.0001), 가장 강력한 억제 효과는 TdL군에서 나타났다.특히 TdL을 기존 면역관문억제제(a-PD-L1)와 병합했을 때는 단독 투여보다 항암 효과가 뚜렷하게 향상됐다. 단일세포 분석 결과, TdL 투여군에서는 종양을 공격하는 CD8⁺ T세포 같은 항암 면역세포가 늘어나고 종양 성장을 돕던 억제성 면역세포는 줄어드는 등 종양 미세환경이 면역 반응에 유리하게 재편된 사실도 확인됐다.문형곤 교수는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자신의 암조직을 활용해 면역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다면 새로운 면역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신항원 기반 치료의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와 면역치료 효과 증대 가능성을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제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접근은 치료법이 제한적인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뿐 아니라 대장암·폐암 등 다른 고형암에도 적용될 수 있어 차세대 면역치료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재원으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질병중심 중개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오플라시아(Neoplasia, IF 7.7)' 최근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