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9월에만 2兆 가까이 SK하이닉스 순매수반도체 장비 기업도 상승 곡선 … 테스 13%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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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시가총액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를 딛고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2000원(2.72%) 오른 7만5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7만56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의 상승폭은 더욱 컸다. 초고성능 인공지능(AI) 메모리 신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4 개발을 마무리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2만1500원(7.00%) 오른 3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2만9500원까지 오르는 등 지난 2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가 견인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1조9074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반도체 대장주 상승세에 힘입어 중소형 반도체 주가도 들썩였다.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테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75% 급등했다. 원익머트리얼즈도 8.33% 올랐고, 원익QnC는 4.91%, 유진테크 7.05%, 한솔케미칼 7.31%, 피에스케이5.25% 등도 강세였다.

    반도체 업종의 훈풍 배경엔 미국발 업황 호황 기대감이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가 흐름을 나타내며 강세를 보인 가운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날 지수 상승은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이 견인했다. 오라클은 뉴욕증시에서 하루 만에 35% 넘게 폭등했다.

    여기에 미국 글로벌 증권사 씨티증권이 '반도체 풍향계'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기존 140달러에서 175달러로 상향 조정하며서 반도체 업종에 관한 기대감이 커졌다.

    크리스토퍼 댄리 씨티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에 대해 "DRAM 업황 반등은 여전히 유효하며 인공지능(AI) 수요의 급격한 성장과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추가 상승 동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며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엔비디아의 GPU 제품군에서 고성능 모델에 수요가 집중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향후 HBM4 역시 고속 제품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HBM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는 반도체 3사가 범용 D램 신규 증설에는 소극적인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HBM과 범용 D램 모두에서 풍부한 생산능력을 갖춰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으로 내년 HBM 공급 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며 "시장의 관심은 경쟁 심화 강도로 쏠릴텐데, 여러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리더십이 유지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엔비디아의 스펙 상향 요청이 현실화할지 미지수지만 고무적인 점은 SK하이닉스가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양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내년에도 1등 지위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