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볼리'·LG 'Q9' 출시 연기IFA 2025 점령한 中 AI 집사 로봇"이렇게 빠를지 몰랐다… 다시 개발 중"피지컬 AI 개발 속도… 상품성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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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가 지난 CES 2024에서 공개한 AI 동반자 '볼리'ⓒ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집사 로봇 출시를 연기하며 가정용 로봇 사업 재조정에 나섰다. 기존에 집사 로봇이 담당하던 역할을 TV나 로봇청소기가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중국 주요 가전 기업들은 집사 로봇에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을 앞다퉈 선보이며 국내 기업들이 설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15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양 사는 올해 출시를 예정했던 AI 집사 로봇 '볼리', 'Q9'의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존의 폼팩터만으론 기술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발생했고, 가사 일에 최적화된 새로운 로봇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앞서 삼성전자는 CES 2020, LG전자는 CES 2024에서 각각 볼리와 Q9을 공개하며 시장 주목을 받았다. 축구공 크기의 볼리와 Q9은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집 안 곳곳을 누비며 가사 일을 지원하는 동반자 로봇 역할을 수행한다. 볼리는 벽이나 천장에 화면을 투사하는 한편,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탑재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Q9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와 말투를 파악하는 AI 에이전트로 구현됐다.다만 양 사는 AI 홈 고도화에 집중하는 한편, 새로운 가사 로봇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기존에 AI 집사 로봇이 수행하던 역할은 TV와 로봇 청소기 등 AI 가전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만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값 비싼 가격도 변수다. -
- ▲ 중국 TCL이 최근 IFA2025에서 공개한 AI 집사 로봇 '에이미'ⓒ윤아름 기자
이 가운데 중국 가전 기업들은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중국 대표 가전 기업인 하이센스, TCL은 최근 열린 국제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AI 집사 로봇 '에이미(AiMe)'와 휴머노이드 로봇인 K1, T1을 공개했다. 볼리, Q9와 유사한 모습인 에이미는 집 안을 자율 주행하며 어린 아이와 대화를 하거나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전을 제어하는 홈 허브 역할을 구현했다. 로봇 기업인 유니트리 또한 강아지 형태의 '고투(Go2)' 로봇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했다.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피지컬 AI 로봇 개발로 방향을 틀고, 기술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Q9을 개발할때는 (로봇이) 이렇게 빨리 발전할지 몰랐다"면서 "고객을 가사 노동에서 해방시키기 위해 (로봇이) 피지컬하게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실제 삼성과 LG전자는 각각 레인보우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로봇 기업 지분 투자를 통해 사업 협업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토종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으로 사족보행로봇과 양팔로봇, 협동로봇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LG전자가 투자한 베어로보틱스는 군집 제어, 클라우드 기반 관제 솔루션 등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보티즈는 로봇 액추에이터와 피지컬 AI 로봇 등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다만 삼성과 LG가 아직 가정용 로봇에선 기술 개발 초입인 만큼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일찌감치 로봇 사업에 뛰어 들며 '클로이(CLOi)' 사업을 하고 있지만 상업용 로봇 라인업에 그쳤다. 이에 LG전자는 최근 베어로보틱스와 클로이 로봇 중심의 상업용 로봇 사업을 통합한 뒤 응용처를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중국 기업들의 세상이고, 후발 주자가 이 점유율을 뺏어오기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AI 집사 로봇 시장에서도 중국이 가성비를 내세우며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설 자리가 부족해 지고 있는 상황, 고도화된 피지컬 AI와 AI 가전과의 연계성을 내세워 시장에 하루 빨리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