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AI6' 수주 이후 고객사 문의 및 중소규모 계약 이어져최선단 2나노에서 테슬라 유치하며 공정 안정성 인정받아중견·AI스타트업 유치 활발 … 대형사 추가 유치 절실HBM4 로직다이에 적용한 '4나노'도 다크호스마진 확보 유리해 실적 버팀목 역할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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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23년 5월 테슬라를 방문해 경영진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경영진 ⓒ삼성전자
삼성 파운드리가 테슬라 AI(인공지능) 칩 수주 소식 이후 고객사 확보에 조용히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아직 대형 고객사 유치까지 이어진 건 아니지만 조만간 선보일 6세대 HBM에 적용된 4나노미터(nm) 공정까지 입소문을 타면서 내년 이후에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1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하반기 들어 고객사들의 반도체 위탁생산 문의가 이어지면서 중소 규모 계약을 다수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중견 팹리스나 AI 스타트업들이 칩 생산을 맡기기 위해 삼성 파운드리를 택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이 같은 분위기는 아무래도 지난 7월 삼성 파운드리가 테슬라와 AI 칩 계약에 성공한 이후 뚜렷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8일 공시를 통해 글로벌 대형 기업을 대상으로 22조 7648억 원(165억 달러) 규모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고, 해당 고객사가 테슬라임이 곧 드러났다.당시 삼성 파운드리와 테슬라가 맺은 위탁생산 계약은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인 'AI6'가 대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삼성과의 계약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삼성과의 협력 내용에 대해 밝히고 있고 특히 이번 AI6 생산을 시작으로 양사 간 협력이 더 큰 규모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해 주목받았다.테슬라라는 대형 고객사를 유치한 효과로 삼성 파운드리가 그동안 특히 공을 들이고 있던 신규 고객사 확보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TSMC에 대적할만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파운드리가 삼성 뿐인 상황에서 테슬라라는 대형 기업이 손을 잡으면서 시장에서 신뢰도가 상승할 수 밖에 없었다.다만 아직까진 테슬라에 버금갈만한 대형 고객사 수주까지 이어지진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앞서 닌텐도나 일본 AI 회사 PFN(Preferred Networks),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500' 등의 생산을 맡으면서 의미 있는 레퍼런스를 쌓았다는 해석도 있지만 테슬라급의 글로벌 기업 위탁생산을 추가로 수주할 필요성은 여전히 지적된다. -
- ▲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현장 모습 ⓒ삼성전자
반도체업계에선 테슬라 수주 건에 이어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인 'HBM4'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이 적용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은 HBM4에 자사 파운드리 4나노 공정 기술을 적용해 로직다이(logic die)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직다이는 D램 층 위·아래에 위치해 메모리 스택(layer) 전체를 제어하는 역할을 맡는다.삼성의 4나노 공정은 최선단 기술은 아니지만 앞으로 삼성 파운드리가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해나가야 할 분야로 꼽힌다. 최선단 공정까진 필요성이 적은 HBM 로직다이에서 4나노를 적용해 성능과 실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4나노 레퍼런스를 쌓고 고객군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삼성의 4나노는 선단 기술인 3나노 GAA(Gate-All-Around) 기술로 넘어가기 전 핀펫(FinFET) 기술이 적용된 마지막 세대다. 고성능 모바일 AP나 오토모티브 칩, AI 엣지용으로 라인업이 구성돼 기존 5나노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4나노로 옮겨갈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 5나노 대비 성능 개선을 원하지만 비용이 확 높아지는 3나노 이하 최선단으로 넘어가기엔 부담이 있는 고객사들에게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는게 4나노다.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서도 2나노 이하 최선단 공정을 개발하고 TSMC 같은 독보적 1위를 따라가는 동시에 4나노 공정으로 파운드리 사업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4나노는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동시에 최선단 공정이 자리를 잡기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확실한 선택지로, 이미 삼성 내부에서도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업계와 시장에선 테슬라 효과와 4나노 시장 공략으로 삼성 파운드리가 내년 이후에는 실적에서도 조금씩 숨통을 틔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조 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이후엔 적자 폭을 얼마나 메꿀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