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후로 디벨로퍼 진출…부지개발 등으로 몸집 키워대우건설 등 인수전 참여…2021년 부지 매입에 1조원 투입업황침체로 '빚 부메랑'…적자전환에 부채비율 1년새 320%↑
  • ▲ DS네트웍스가 위치한 DS타워ⓒ네이버지도
    ▲ DS네트웍스가 위치한 DS타워ⓒ네이버지도
    땅이 가진 잠재력을 분석해 개발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기업을 우린 디벨로퍼라고 부른다. 부동산 호황기때만 하더라도 디벨로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손만 대면 '큰 돈'이 됐다. 그러던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를 개발하던 강원중도개발공사가 기업회생절차를 언급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일명 '레고랜드 사태'다. 이후 투자심리는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그 여파는 3년째 지속되고 있다. 디벨로퍼도 마찬가지다. PF를 실행해 부지를 사들여야 하는 특성상 자금경색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디벨로퍼 1세대부터 3세대까지 그들이 처한 재무상황을 꼼꼼히 살펴봤다. <데스크주>

    부동산 디벨로퍼 1세대인 'DS네트웍스'가 업황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토지를 헐값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호황기 우후죽순 벌렸던 개발사업이 '빚폭탄 부메랑'이 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DS네트웍스는 1981년 정재환 회장 부친이 설립한 시계 제조업을 영위하던 대승실업이 모체다. 디벨로퍼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0년전후 부친 정승일 대승실업 회장이 타개한 이후다. 이후 정재환 회장은 역삼동 주유소 개발사업에 흥미를 느끼고 업종을 부동산개발업으로 바꿨다. 이후 대승실업은 2006년 DS네트웍스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까지 이어졌다.

    DS네트웍스는 2001년 대구 침산동 대한방직 부지개발을 시작으로 2011년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개발, 송도 랜드마크시티, 서울 마곡지구 등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이후 부동산개발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건설사 인수에도 꾸준히 나섰다. 지난 2018년 삼환기업 매각당시 SM그룹과 인수경쟁을 펼쳤고 2020년 두산건설 인수전, 2021년 대우건설 인수전에도 참여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같은해 쌍용건설 인수에도 나섰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지난 2021년엔 한해동안 부지매입에만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기도 했다. 다만 무리한 토지매입이 후폭풍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DS네트웍스는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직전년 8183억원에서 7450억원으로 1년새 9%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456억원에서 -1603억원으로 손실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도 3636억원으로 직전년 514억원 대비 6배이상 급증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토지를 매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타 대손상각비는 1153억원, 용지 관련 손실은 1074억원이 발생했다. 토지매각으로 인해 재고자산중 건설용지 규모도 줄었는데 지난해 건설용지는 6305억원으로 2023년 1조413억원 대비 39.5% 감소했다. 아울러 건설용지 평가충당금은 지난해 875억원을 쌓아 직전년 0원에서 크게 늘었다.

    시행사가 건설용지 평가충당금을 쌓았다는 것은 해당토지 회수가능 가치가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토지 가치하락 위험을 고려해 예상손실을 미리 반영한 것이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이는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공격적으로 토지매입에 나선 결과로 이후 지방을 중심으로 업황부진이 이어지자 충담금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낮거나 분양전망이 어두운 사업장도 청산했지만 '밑 빠진 독'을 채우기에는 부족했다. 최근 평택 브레인시티 주상복합 부지, 인천 북항물류센터 등 약 3470억원 규모 주요자산을 시세보다 낮은가격에 서둘러 팔았다. 

    급증한 매출원가도 발목을 잡았다. DS네트웍스 매출원가는 2023년 7136억원에서 지난해 8397억원으로 늘었다. 이에따라 매출원가가 총 매출액을 초과하면서 947억원의 매출총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재고자산평가손실 1030억원과 분양손실충당부채 184억원도 손실폭이 키웠다. 

    부진한 분양률도 문제다. 사업장별로 보면 대구 감상동 주상복합은 누적손실 153억원, 서울 길동 주상복합은 누적손실 276억원 나타냈다. 분양률은 각각 51.2%, 82.2%로 전년대비 올랐지만 공사비 인상 등으로 손실을 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초적인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 또한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유동비율은 1년새 212.5%에서 137.7%로 74.8%p 줄었다. 부채비율은 411%에서 731%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유동성 측면에서도 흐름이 둔화된 모습이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54억원에서 1155억원으로 5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는 기업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지난해 미뤄졌던 전남 목포시 공동주택 개발사업 분양이 올해 추진할 방침으로 이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도 남아있다. 해당 사업장은 전라남도 목포시 용담동 일원에 지하 2층 지상 17층·36층 규모 공동주택 882가구 및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는 분양사업이다.